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커지는 가운데, 금융권에서도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29일 방역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중구 충정로 센트럴플레이스 건물 7층 KB생명보험 영업지점에서 8명의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최초 확진자는 지난 26일부터 코로나 증상이 나타나 같은 날 강북삼성병원에서 검사를 받았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영업소 직원 및 접촉자 110여명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 후 전수 검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7명의 추가 확진자가 확인됐다. 아직까지 최초 확진자의 감염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다.

서울 중구 충정로 센트럴플레이스 건물 7층에 위치한 KB생명 콜센터에서 직원 8명이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건물 해당 층은 현재 폐쇄된 상태다.

보험사는 대인 영업과 콜센터 운영 등으로 집단 감염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편인데, 지난 3월 98명의 확진자가 나왔던 구로 콜센터에 이어 연달아 감염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이달 초엔 대형 독립보헙대리점(GA) 중 하나인 에이플러스에셋에서 확진자 1명이 발생해 해당 회사 직원 전원이 검사를 받기도 했다. 검사 결과 추가 확진자는 없었다.

금융 중심지 여의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확진 판정을 받은 여의도 소재 학원 강사(인천 계양구 확진자)와 접촉한 학원 수강생들이 잇따라 확진되면서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영등포구청에 따르면, ABL생명이 본사로 쓰고 있는 ABL생명 빌딩은 이날부터 31일까지 사흘간 폐쇄 조치에 들어간다. 계양구 확진자가 25일 ABL 생명 빌딩 1층 스타벅스 커피숍을 방문했기 떄문이다. 이 건물은 23층짜리 대형 빌딩인데, 이 빌딩에 입점한 대신증권(003540)여의도 영업부도 폐쇄조치에 들어갔다.

ABL생명 관계자는 "구청 지시에 따라 방역 작업에 들어가고 어제 저녁부터 폐쇄조치했다. 신속하게 최대한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라 보수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양구 확진자와 접촉해 확진 판정을 받은 10대 중학생 확진자 2명은 여의도 홍우빌딩 소재 학원에서 접촉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바로 건너편에 있는 이 건물은 반경 500m 내에 은행, 증권사 등 금융회사 본사들이 있다.

전날엔 NH투자증권(005940)본사 8층 IB부서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퍼졌다. 확인 결과 확진자는 아니고 직원 2명이 발열 증상이 있었던 것인데, 회사는 선제적인 조치로 직원 전원을 귀가 조치하고 폐쇄 지시를 내렸다. 발열 직원의 검사 결과는 이날 오후에 나온다.

잇따른 여의도 내 감염 발생에 금융권도 긴장 상태다. 이태원발 ‘n차 감염’과 쿠팡 물류센터 감염자 확산으로 지난 27일 하루 확진자가 79명 발생하자 분위기가 악화된 영향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인근 지역이 확진자 동선에 있어 밥 먹으러 가는 것도 조심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있다. 외부 약속에 주의하라는 내부 지시도 떨어졌다"고 했다.

보험업권을 빼면 아직 금융권의 대량 감염 사례는 없으나 지난 5월 초 이태원 발 확산에 간간이 감염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엔 여의도에 본사가 있는 한세실업의 한 직원이 확진 판정을 받아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KB국민은행 등 인근 금융사들이 긴장한 적이 있다.

지난 10일엔 금융감독원 직원 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금감원 일부 공용공간이 폐쇄됐다. 금감원은 해당 직원이 음성 판정을 받은 후에야 공용공간을 다시 개방했다. 비슷한 시기 KB손해보험은 본사 직원 중 한 명이 확진자와 밀접 접촉해 해당 직원이 일하는 층의 전 직원이 예방차원에서 자택 격리에 들어갔었다. 해당 직원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