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흩어진 개인정보를 통합 조회, 관리하는 마이데이터 사업과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고 관련 비즈니스를 본격 시작한다. 신한카드는 카드업을 통해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생활 곳곳에 맞닿아있는 종합 금융 서비스 회사로 거듭날 채비를 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미래는 단순히 ‘카드’로만 정의되지 않는 만큼, 머지 않은 미래에 사명에서 ‘카드’라는 단어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임영진 사장의 예견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29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업목적 변경을 의결했다. 신한카드는 사업목적에 ▲본인신용정보관리(마이데이터)업 ▲투자일임업 ▲금융상품자문업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 ▲채권추심업 ▲보인확인업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업 등을 추가했다. 신한카드는 "본인신용관리업 및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관계당국) 허가 획득을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신한카드.

이전까지 신한카드의 사업목적은 ▲신용카드·할부금융 ▲자동차대여사업 ▲시설대여 ▲정보처리및기타컴퓨터운영관리업 ▲기타소프트웨어자문 개발 및 공급업 등이었다. 이는 대부분 전통 신용카드업과 리스금융 등에 관련된 것이다.

이번에 추가된 사업 중 투자일임업과 금융상품자문업은 마이데이터 겸영 업무, 채권추심업과 본인확인업,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업은 개인사업자 CB업 겸영 업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개인사업자 CB업 등이 미래 먹거리라 판단, 앞으로는 이에 보다 집중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카드업계 1위를 달성한 노하우와 그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마이데이터업, 개인사업자 CB업에서도 발빠르게 선두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성과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신용정보법 개정 전부터 금융위원회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관련 사업에 진출, 지난해 10월 ‘마이크레딧’을 론칭했다. 전국 270만 가맹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사업자 600만명의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사업이다.

이 외에도 신한금융투자와 함께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지출관리 및 해외주식 소액투자 서비스도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 시행 중이다. 이 외에도 신한카드는 신용카드 기반 송금 서비스,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 부동산 월세 카드납 서비스, 렌탈 중개 플랫폼 등 총 6개의 혁신금융서비스를 보유 중이다. 혁신금융서비스에 6개가 선정된 기업은 국내 기업 중 신한카드가 유일하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이전부터 머지 않은 미래에 각 카드사가 ‘○○카드’라는 사명에서 ‘카드’라는 단어를 떼어내는 날이 올 것으로 예견해 왔다. 카드사의 정체성을 단순히 카드업으로만 정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카드사가 살아남기 위해선 기존 지급결제, 금융을 넘어 새로운 사업영역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 임 사장의 판단이다. 이번 사업목적 추가로 인해 신한카드가 임 사장의 예견에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드업계에서는 신한카드의 행보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1등 카드사라는 지위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신사업 등의 추진 현황을 보면 신한카드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며 "카드사는 데이터를 그 어떤 금융회사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만큼, 마이데이터와 CB업 등 데이터 비즈니스의 성패가 향후 카드사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