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금융권 관계자들 사이에는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만간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돌았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5월말 자리에서 물러나는데 최 의원이 차기 금감원장에 이미 내정돼 있다는 내용이었다. 최 의원에 대한 인사 검증이 진행 중이라는 제법 그럴싸한 내용까지 덧붙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는 윤 원장이 물러날 것이라는 내용 자체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윤 원장의 임기는 2021년 5월말로 아직 1년이나 남아 있다. 역대 금감원장 가운데 임기를 채운 경우가 드물기는 하지만 윤 원장은 임기를 채울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당국의 관측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금감원과 윤 원장을 흔들고 싶어하는 이들이 악의적으로 돌린 찌라시로 보인다"며 "윤 원장에 대한 공과가 모두 있지만 원장직을 물러나야 할 정도로 큰 문제가 있지 않은 만큼 임기를 채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원장 교체설은 해프닝으로 그쳤지만, 금융권에서는 올해 하반기 주요 금융 공기업에 여권 출신 인사들이 대거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 의원의 금감원장설이 실려 있던 찌라시에는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맡을 것이라는 내용도 함께 담겨 있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임기는 올해 11월까지다.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정 이사장의 후임을 누가 맡을 지에 대한 이야기가 설왕설래하고 있는데 최근 민 의원이 유력 후보 중 하나로 부상했다는 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거래소 이사장은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최근 민 의원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며 "최 의원의 금감원장설에 비해 민 의원의 거래소 이사장설은 그래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게 금융권의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이사장뿐 아니라 올해 하반기에는 굵직한 금융 공기업 수장 자리가 여럿 공석이 된다. 우선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의 임기가 9월에 끝난다. 최근 기업 구조조정 이슈가 다시 부상하면서 한국산업은행 회장을 마다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자리라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의 임기도 11월에 끝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 회장과 은행연합회 회장은 금융권을 대표하는 자리로 예전부터 정치권에서 호시탐탐 자리를 노린 인사들이 많았다"며 "금융위기를 방불케 하는 상황에서 역량이 충분하지 않은 정치권 인사가 산은 회장 자리를 맡으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의 임기가 11월에 끝나는 등 민간 금융회사에서도 올해 하반기 예정된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적지 않다. 금융지주는 민간 회사지만 외풍에 취약한 탓에 회장 인사가 있을 때마다 정치권에서 발을 들이미는 경우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