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게 나라냐"
與 김홍걸 "백선엽, 양민학살·군사독재 협력"
野 윤상현 "보훈처 아닌 망신처…이게 나라냐"
원희룡 "6·25의 이순신…서울현충원에 모셔야"

백선엽 장군이 6.25전쟁 당시 사단장 임무를 수행하며 미 공군 장교와 대화하는 모습.

국가보훈처가 최근 6·25 전쟁 영웅인 백선엽 예비역 대장의 사후에 국립 서울현충원 안장이 어려울 수 있다고 가족들에게 전했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당선자는 28일 백 장군의 '만주군 간도특설대 복무'를 이유로 현충원 안장은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나흘 전인 지난 24일에는 민주당 김병기 의원과 이수진 당선자는 "(현충원의) 친일파 무덤을 파묘(破墓)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보훈처는 최근 백 장군 측을 찾아 "국립묘지법이 개정되면 백 장군이 현충원에 안장됐다가 다시 뽑아내는 일이 생길까 걱정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원래 6·25전쟁 영웅인 백 장군이 별세하면 국가유공자 묘역을 활용해 서울현충원에 안장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 방침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민주당 김병기·이수진 당선자는 지난 24일 "친일파를 현충원에서 파묘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며 국립 묘지에 이미 묻힌 인사라고 해도 친일 전력이 있으면 강제 이장(移葬)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21대 국회에서 '친일파 파묘법'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인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백 장군을 서울현충원에 모실 수 없다는 문재인 정부 국가보훈처의 넋 나간 조치는 당장 취소되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윤 의원은 "없는 자리라도 만들어서 모셔야 할 국가의 은인을 찾아가 '안장하더라도 다시 뽑아내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폭언을 했다. 이 정도면 국가보훈처가 아니라 국가망신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게 나라다운 나라인가"라고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백 장군은 6·25 전쟁 영웅으로 자유 대한민국을 구한 분이고, '6·25의 이순신'이라고 평가해도 될 것"이라며 "백 장군을 위한 자리는 서울 현충원에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당선자(왼쪽)과 김병기 의원, 이수진 당선자

여권이 제기하는 '친일 파묘론'은 한국 사회의 주류세력을 교체하기 위한 시발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이던 지난 2017년 "가장 강렬하게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정치의 주류세력들을 교체해야 한다는 역사적인 당위성"이라고 했었다.

이애 대해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은 그동안 사회 주류세력을 교체하고, 체제 변화를 추구해왔다"며 "주류세력을 교체하려면 이들이 생각하는 친일세력과 과거 산업화나 기득권 보수세력을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사회 주류세력이 교체되면 자연스럽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바꾸는 것이 (이들의) 생각의 핵심"이라며 "(친일 파묘론은) '친일 대 반일' 등 진영 논리 프레임의 시발점이라 본다"고 했다.

김 교수는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추진했다가 실패했는데, 이번에 180석 가까이 얻으면서 주류세력을 확실히 교체하는게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여권에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파묘론에 대해 "이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깨는 파담(破談)"이라며 "문 대통령은 3년 전 취임사에서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고,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도 섬기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파담 사태를 키우는 책임은 청와대에 있다"고 했다.

무소속 윤상현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