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회사 '사반트 시스템'이 인수
LED 사용 증가로 전구 사업 수익 악화
LED도 수명 너무 길어 수익성 낮아
한 때 미국 제조업계 왕국으로 불렸던 제너럴 일렉트릭(GE)이 1세대 인프라 사업인 전구 사업을 결국 스마트홈 회사에 매각했다. 창립자 토마스 에디슨의 발명품이자 GE의 전신인 전구 사업이 129년만에 GE의 손을 떠난 것이다.
27일(현지 시각) CNN은 "높은 부채와 수익성이 낮은 사업체들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GE 왕국'이 해체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과도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회사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GE의 상징이자 모체인 전구 산업마저 매각한 것이다.
GE의 뿌리는 전구에서 시작한다. 1892년 에디슨은 그의 회사인 '에디슨 제너럴 일렉트릭'을 '톰슨-휴스턴 일렉트릭'과 합병했다. 1935년 GE는 신시내티에서 열린 최초 메이저리그 야구 야간 경기에 전구를 제공할만큼 전구 사업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했다.
그러나 조명 산업은 대체품으로 떠오른 LED 때문에 수년간 어려움을 겪었다. LED 또한 1962년 GE가 발명했지만, 전구와 달리 자주 교체될 필요가 없는데다가 가격도 급감해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GE는 몇 년간 전구 산업을 인수할 사업체를 찾다 결국 스마트홈 회사 '사반트 시스템'에 매각했다. 매각 조건은 양측 모두 밝히지 않았다.
GE의 재정 문제의 시작은 과도한 사업 확장이었다. 전구, 플라스틱 제조 등 인프라 사업에 집중하던 GE는 1980년대 들어 금융업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이 때 최고경영자(CEO)는 잭 웰치로 시가총액이 26배가량 성장하는 등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2001년 웰치가 CEO직을 내려놓으면서 하락세가 시작되었다.
GE 순수익 40~50%가 금융업에서 나오자 자연스레 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 그 결과 2008년 금융 위기 때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GE는 금융업 사업을 정리하고 전자레인지, 세탁기 등의 제조업도 매각했다.
GE는 아직 회복중이다. 한 세기 넘게 지켜온 제조업계 왕국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모체인 전구 사업은 GE의 손을 떠났지만 라이센싱 계약이 남아있어 사반트 시스템이 제조하더라도 당분간 GE 로고가 찍혀 생산될 예정이다.
최근 GE의 헬스케어사업부도 구조 개선을 통해 재건에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MRI 기계 등의 의료 기기 수요가 높아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래리 컬프 GE CEO는 성명을 통해 전구 사업 매각을 알리며 "오늘 이 거래는 GE가 사업체에 집중할 수 있는 기업으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GE는 부채를 갚기 위해 사업체들을 매각하고 항공, 헬스케어, 전력, 재생 에너지 등 4대 산업에 집중하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