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은행권의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배상에 대해 위법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그동안 은행들은 법적 소멸시효(10년)가 지난 키코 문제를 현 시점에서 배상할 경우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해왔다.
금융위는 27일 키코 공동대책위원회에 발송한 유권해석을 통해 "은행이 은행업감독규정 절차를 충족하면서 일반인이 통상적으로 이해하는 범위 내에서 키코 피해기업에 대해 지불하는 것은 은행법 제34조의2를 위반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은행법 제34조 2항은 은행이 이용자에게 '정상적 수준'을 초과해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를 불건전 영업행위로 명시하고 금지하고 있다. 금융위는 "정상적 수준을 파악하는 기준은 감독규정에 따라 5가지 절차를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5가지 절차란 준법감시인 사전보고, 이사회 의결 및 사후 정기보고, 내부통제기준 운영, 10억원 초과 시 홈페이지 공시 등이다. 이 절차만 지킨다면 키코 배상이 은행법 위반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2일 키코 상품을 판매한 은행 6곳의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책임이 인정된다며 기업 4곳에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은 분쟁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각각 결정했다. 씨티은행은 추가 배상 대상 기업 39곳에 대해서 자체적으로 검토한 후 적정한 보상을 고려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이 유일하게 분쟁 조정을 수용하고 배상금 지급까지 마쳤다. 신한·하나·대구은행은 배상여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변동하면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으나 범위를 벗어나면 큰 손실을 보는 구조의 파생상품이다. 수출기업들은 환위험 헤지 목적으로 키코를 샀다가 2008년 금융위기 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피해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