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이어 마켓컬리 직원 잇따라 확진
방역당국 "배달 과정에서 감염 위험 낮아"
서울 서초구에 사는 직장인 남모(26)씨는 지난 26일 퇴근 후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식을 주문하려다 잠시 고민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최근 쿠팡 등 택배·배달서비스 업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남씨는 고민 끝에 배달 음식을 주문한 뒤 일회용 장갑을 낀 채로 음식을 받고 포장지에도 소독약을 뿌렸다고 했다. 그는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게 코로나로부터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마저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쿠팡을 비롯해 택배·배달업체에서 코로나에 감염되는 사례가 나오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 배달 서비스를 애용하던 소비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주요 맘카페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상품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묻은 채로 배달되면 어떻게 하느냐" "배달 음식도 줄여야겠네요" 등의 관련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36명으로 파악됐다. 물류센터직원 32명과 가족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역별로 인천 22명, 경기 10명, 서울 4명 등이다.
이날 신선식품 배달업체인 마켓컬리의 물류센터에서 일했던 직원 1명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에 따르면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 지난 24일 서울 장지동 상온1센터에서 일한 일용직 근무자로 당일 하루만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온1센터는 전면 폐쇄됐다.
앞서 지난 25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서초구 43번 환자는 분식 전문체인인 동대문 엽기떡볶이 강남구 내 한 지점에서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엽기떡볶이는 최근 젊은 층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로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부분의 주문이 이뤄진다.
서울 마포구 주민 A씨는 "코로나 이후에는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먹고 '집콕(집에 머무는 생활)'만 해 왔다"며 "이제는 음식도 다 만들어 먹어야 할 거 같다"는 내용의 글을 지역 커뮤니티에 올렸다.
서울 중랑구에 사는 B씨는 "급하게 육아 관련 용품을 구매할 때는 '로켓배송(쿠팡 새벽 배송 서비스)'을 주로 이용했는데 최근 마음이 바뀌었다"며 "아이 데리고 외출 한 번 하기 힘든데 더 철저히 가리고 물건을 사야겠다"고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다만 방역당국은 배달 상품을 통해 코로나에 감염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중·장거리로 배달된 물건을 통해 코로나가 전파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물류창고에서 확진자들이 장급을 끼지 않았거나 완전히 벗은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계속 배출한 경우가 아니라면 (고객이) 택배를 수령할 때 바이러스 전파가 이뤄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배달 과정에서 바이러스는 대부분 소멸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에 전염된 물류업체 직원이나 배달원을 통해 포장 박스에 바이러스가 묻을 수는 있다"면서도 "종이로 된 포장 박스에서 바이러스가 생존할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그는 "특히 최근 온도가 바이러스 활성기인 1~2월보다 높아 포장 박스 표면에서 바이러스가 생존하는 기간은 더 짧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