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백선엽 예비역 대장 측에게 현충원 안장 이후 '뽑혀나갈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가보훈처가 최근 6·25전쟁 영웅인 백선엽 예비역 대장 측을 찾아 "국립묘지법이 개정되면 백 장군이 현충원에 안장됐다가 다시 뽑아내는 일이 생길까 걱정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국립묘지법 개정안은 국립현충원엔 안장된 친일 반민족 인사를 이장하고 친일 행적비를 설치하는 내용이다. 광복회가 이를 지난달 총선 직전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찬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법이 통과된다면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백 장군은 현충원에 안장되더라도 쫓겨날 수 있다.
올해로 만 100세를 맞은 백 장군은 최근 거동이 불편해진 상황이다. 이에 보훈처는 "백 장군의 건강이 안 좋다는 소식을 듣고 장군의 정확한 건강 상태를 묻고자 한 것"이라고 했지만 백 장군 측은 "가족들 모두 최악의 사태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백 장군 측에 따르면 보훈처 직원이 찾아온 건 지난 13일이다. 백 장군 측은 "평소에 정부 측에서 별 연락이 없었는데 '청와대 요청 사항'이라며 국방부에서 최근 장군님의 공적(功績)과 가족 사항을 알려달라고 했다"며 "그 일이 있고 바로 얼마 뒤 보훈처 직원 2명이 사무실로 찾아왔다"고 했다.
정부는 원래 6·25전쟁 영웅인 백 장군의 상징성이 큰 만큼 별세 시 대전현충원이 아닌 서울현충원에 안장하는 방안을 검토했었다. 서울현충원의 '장군 묘역'은 자리가 없지만 '국가유공자 묘역(1평)'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정권이 바뀐 뒤 보훈처 측에서 "서울현충원에는 장군 묘역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백 장군 측은 "보훈처 직원들이 만약에 백 장군께서 돌아가시면 대전 국립현충원에 모실 수밖에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보훈처 직원들의 그 이후 발언이다. 백 장군 측은 "보훈처 직원들이 '광복회 김원웅 회장이 총선 전에 국립묘지법 개정 관련 설문을 돌렸고, 법안 개정을 (일부 여권에서) 추진 중인데, 이 법이 통과되면 장군님이 현충원에 안장됐다가 뽑혀 나가는 일이 생길까 봐 걱정'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했다.
보훈처는 이에 대해 "뽑혀나갈 수 있다는 발언은 한 적이 없고 광복회가 국립묘지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한 상황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백 장군은 한국전쟁 당시 국군 최고의 영웅으로 꼽힌다. 여러 활약을 통해 전쟁기간 중 최고의 속도로 승진을 거듭하고 국군 최초의 4성 장군 및 꽤 젊은 나이에 육군참모총장 지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