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마켓컬리 투자 늘리는데… 쓱닷컴만 비상경영
"비용부터 줄이는 쓱닷컴... 전통적인 유통기업의 한계"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 쇼핑몰 'SSG닷컴(쓱닷컴)'이 지난 25일부터 내부 비용 절감 및 투자 재검토를 골자로 하는 비상경영에 들어갔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상반기 적자가 예상돼,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유통시장의 판도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가운데, 출범 1년을 갓 넘긴 전자상거래 업체의 태도라기엔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적자 쿠팡·마켓컬리는 '공격적 투자' 하는데...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대규모 적자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2018년 쿠팡은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500만 종이던 로켓배송 물품을 지난해 600만 종까지 늘리고 물류센터를 빠르게 확장했다. 이를 통해 쿠팡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4.3% 신장한 7조153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720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음에도, 물류센터를 강화하고 자기 차량으로 배송하는 쿠팡플렉스 인력을 3배 증원하는 등 코로나로 불어난 수요에 대응했다.
올 1분기 적자가 확대된 위메프와 마켓컬리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위메프는 지난해 11월 오픈마켓 확대를 위해 판매수수료를 인하하고 서버 이용료를 면제해 신규 파트너사를 확대했다. 최근 6개월 동안 위메프에 입점한 신규 판매자는 약 2만 곳에 이른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986억원을 기록한 마켓컬리도 지난 8일 2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해 물류 시스템과 인재 유치 등에 투자를 늘렸다.
◇쓱닷컴 "적자날 것 뻔하니 비용절감부터"... 직원들도 공감대 없어
2018년 말 출범한 쓱닷컴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4% 증가한 917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19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이후 처음으로 100억원 대에 진입했다. 올 들어 3개월 간 전년 대비 성장률도 1월 20%, 2월 58%, 3월 51%로, 연초 회사가 제시했던 실적 전망치를 넘어섰다. 업계에선 당일 배송으로 대응하지 못한 물량이 많았던 만큼 물류센터가 추가로 확보되어 있었다면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쓱닷컴은 투자보다는 수익을 내는 데 초점을 둔 모양새다. 회사는 당장 줄일 수 있는 곳부터 허리띠를 졸라 매자는 방침을 세웠다. 초과근무수당과 국내외 출장을 없애고 법인카드 사용량을 낮췄다. 또 전 직원에게 보낸 메일 제목에 '고강도 비상경영'라는 단어를 사용해 경각심을 부추겼다.
이런 결정이 나온 이유는 회사에서 1분기 실적을 코로나 여파에 따른 '반짝' 성장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마켓컬리 등 택배로 배송하는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와 달리, 시간대 배송 서비스를 진행해 직접 배송하다 보니 일일 배송량에 한계가 있어 장기적으로는 적자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업계에선 빠르게 커지는 전자상거래 시장을 대하는 쓱닷컴의 태도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갓 1년을 넘긴 쓱닷컴이 투자를 늘려하는 시기에 수익을 먼저 고려하는 건 전자상거래 사업자의 마인드가 아닌 전통적인 유통업계 마인드"라고 지적했다.
쓱닷컴 내부에서도 "구성원들의 공감대 없는 결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비상경영 시행 전날 갑작스럽게 메일로 통보를 받았다"며 "수당 등 직원들에게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이라면 충분히 설명을 해줬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