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1분기 영업이익률 3.8%... 경쟁 게임사 33~50% 대비 저조
해외 IP 다수 활용⋅높은 글로벌 비중,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어져

3.8%. 넥슨·엔씨소프트(NC)와 함께 ‘3N’으로 묶이는 국내 대표 게임사 넷마블의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이다. 이 기간 경쟁사 넥슨과 NC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50.1%, 33%를 기록했다. 경쟁사 실적 전망이 대형 신작 예고와 ‘리니지 쌍끌이’로 밝아지고 있지만, 넷마블은 높은 지식재산권(IP) 사용료와 마케팅비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204억원, 매출 53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6%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9.8% 줄었다.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일본 인기 만화 IP를 이용해 만든 게임이다.

낮은 영업이익률에 주가도 하락세다. 지난해 5월 27일 주당 11만2000원이었던 넷마블 주가는 지난 25일 9만6800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 주가는 주당 1647엔에서 2204엔으로, 48만원이던 NC 주가는 81만2000원으로 뛰었다. 3N 중 넷마블만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 넷마블, 유명 IP로 외형은 성장했지만 내실 잃어

넥슨과 NC의 주가 상승에는 ‘실적 기대감’이 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예상 외 성과로 구글플레이 매출 5위를 기록 중이고, 6월에는 피파 모바일 국내 출시가 예정돼 있다. 중국에선 사전 예약 4000만명을 넘어선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올 여름 출시한다. NC는 리니지2M·리니지M이 모바일 매출 1·2위를 유지하며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넷마블도 올해 주요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다. 게임별 매출은 성장세다. 한가지 게임에 의존하지 않는 넓은 포트폴리오와 70%를 넘어서는 높은 해외매출 비중도 장점이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넷마블은 지난 1분기 매출 42.6%인 2272억원을 지급수수료로 썼다. 벌어들인 수익이 IP 이용료로 새고 있는 것이다.

넷마블은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성공했지만,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다양한 IP를 끌어들이며 수익성이 낮아졌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넷마블은 마블(Marvel) 등 디즈니 IP 관련 게임으로 해외시장을 공략 중인데, 디즈니는 IP 사용료가 높기로 유명하다"며 "일곱 개의 대죄, 리니지, 블레이드&소울 등 주요 게임의 IP 지출도 크다"고 했다.

높은 마케팅비도 발목을 잡는다. 넷마블은 지난 1분기 마케팅비로 950억원을 썼다. 지난해 1분기 628억원, 4분기 737억원에서 가파른 상승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실적 발표 후 이뤄진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 글로벌 출시와 ‘A3: 스틸얼라이브’ 국내 출시, 자회사 카밤의 ‘샵타이탄’ 글로벌 출시 등으로 과도한 마케팅 지출이 있었다"고 했다.

북미 인기 만화 마블 시리즈 IP를 활용한 넷마블의 ‘마블 퓨처 파이트’.

넷마블은 글로벌 비중이 높은 만큼 마케팅 전선(戰線)이 넓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기대신작을 출시할 때 분기별 마케팅비가 1000억원을 상회할 수 있다"며 "신작 성공과 효율적 비용 관리에 의한 영업이익 개선을 확인해야 한다"고 봤다.

◇ 자체 IP 성공, 대형 신작 필수… 2분기 실적 개선 기대

게임업계는 넷마블 실적 개선을 위해선 자체 IP 성공과 대형 신작 등장이 필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진만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세븐나이츠 같은 자체 IP 신작의 성과, 또는 리니지2 레볼루션 수준 대형 타이틀 히트로 비용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이미 지난 3월 자체 IP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A3: 스틸얼라이브를 국내 출시하며 성공을 맛봤다. A3: 스틸얼라이브는 출시 2개월이 지난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7위를 기록하며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다. 3분기에는 A3: 스틸얼라이브를 글로벌 출시할 계획이다. 자체 IP로는 2분기 스톤에이지 월드, 4분기 세븐나이츠2를 준비중이다.

국내에서 성공이 검증된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은 지난 14일 아시아 24개국에 선보였고, 4분기엔 글로벌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성장 동력을 줄 신작도 대기중이다. 야구 게임 ‘마구마구 2020’와 방탄소년단이 주인공인 ‘BTS 유니버스 스토리’가 3분기 출시 예정이다. 도기욱 넷마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분기 신작 효과가 2분기 반영되고, 마케팅비가 줄어드는 만큼 실적이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