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린성 제2의 우한 되나

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집단 발병한 지린(吉林)성 관리들을 대거 경질하고, 쑨춘란(孫春蘭) 부총리를 급파해 재확산 방지 총력전에 나섰다.

17일 중국 매체 신랑(新浪·시나)에 따르면 지린성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퍼지기 시작하면서 지린시 위생건강위원회 부주임을 포함해 관리 5명이 전날 면직됐다. 이미 지난 15일 면직 처분 당한 리펑페이(李鵬飛) 수란시 당서기에 이어 실무자까지 현장서 물러난 것. 사유는 ‘방제 부실에 대한 책임’으로 알려졌다.

지린성은 북한과 국경을 맞댄 중국 동북부 행정구역이다. 인구는 2750만명 수준. 코로나 발원인 중부지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과는 2100km나 떨어져있다.

이 때문에 지난 7일까지 73일간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7일 인구 65만명인 지린성 수란(舒蘭)시 공안국 세탁소에서 일하던 45세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열흘 동안 꾸준히 새 확진자가 나타나고 있다.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7일에도 지린성에서 새 감염자가 3명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13일 중국 보건당국이 중국 지린성 지린시 고속열차역에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지린성 정부는 수란시 위험 등급을 ‘고(高)위험’으로 상향한 상태다. 의료용품 등을 제외한 차량의 수란 진·출입을 금지하고, 5월 말까지 대도시와 수란을 오가는 열차의 운행도 중단했다. 술집, PC방, 체육관이 폐쇄됐고 생필품 구매를 제외한 주민 외출도 전면 금지됐다. 수란시 전지역에 걸쳐 봉쇄된 마을이 1205개 촌(村), 1103개 아파트에 달한다.

그러나 새 확진자들 감염 경로가 불명확해 ‘2차 유행’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린성이 ‘제 2의 우한’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중국 당국은 1월부터 4월까지 우한에서 코로나19 수습을 진두지휘했던 쑨춘란 부총리가 지린성으로 급파했다. 쑨 부총리는 지린시와 수란시를 방문해 격리 상황과 격리 지정 병원, 약국, 가게 등을 둘러보며 방제 상황 점검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17일까지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8만2947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700명은 해외에서 역유입한 확진자다.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발병 증상이 없는 515명은 현재 격리된 채 보건당국이 관찰하고 있다. 사망자 수는 4634명이다.

이 밖에도 감염자와 긴밀 접촉한 4724명이 현재 의학 관찰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