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이자 현존하는 세계 최고 투자 구루(guru)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은행주 '내다 팔기'에 속도를 높였다.

1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전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유한 골드만삭스 지분 가운데 84%를 지난 3월 말 매각했다고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번에 매각한 골드만삭스 주식 수는 총 1000만주가 넘는다.

이로써 한 때 골드만삭스 최대주주였던 버크셔 해서웨이가 가진 골드만삭스 주식 수는 192만주로 줄었다. 15일 종가 기준 지분 가치는 3억3000만달러(약 4069억원) 수준이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동시에 JP모건체이스 지분도 약 3% 줄였다.

워런 버핏이 지난해 5월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버핏은 최근 몇 년 간 은행과 보험사를 포함해 미국 금융 서비스 기업을 든든하게 받치는 '큰 손'으로 군림했다. 골드만삭스 같은 투자은행 말고도, 미국 4대 시중은행으로 꼽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웰스파고의 최대 주주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금융업종 지분은 시가총액 기준 약 5분의 1에 달했다. 닛케이는 "버핏은 미국 경제가 장기간 성장할 것이란 데 베팅해왔고 특히 그 혜택을 많이 입은 은행주를 선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버핏은 골드만삭스 매각에 앞서 지난 11~12일 이미 미국 최대 규모 지방은행인 US뱅코프 주식 1630만달러(약 20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그동안 US뱅코프의 지분 약 10%를 보유한 최대 주주였다.

미국 은행업종은 현재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당분간 '제로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장기적인 수익 전망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이 때문에 버핏 회장 투자 포트폴리오에 급격한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온라인으로 열린 올해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세계가 변했다"고 밝혔다. 버핏 말대로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여파로 1분기 주가가 33%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