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과 5일 원어민 선생님이 이태원 인근에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 양천구의 한 어학원은 최근 학부모들에게 소속 원어민 강사들의 동선 등을 문자메시지로 알렸다. 학원 관계자는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의 동선과 시간·장소가 겹치는 강사는 없었지만, 학부모들의 우려를 고려해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늘면서 학원가가 긴장감에 휩싸였다. 특히 외국인 강사가 많은 어학원들은 강사들의 동선을 공개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며 수강생들의 우려를 줄이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14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학원 건물의 모습.

서울에서 여러 캠퍼스를 운영하는 대형 어학원은 소속 외국인 강사들의 동선을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학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태원 클럽 등을 방문하거나 접촉자로 분류된 사례는 없었다"고 했다.

노원구의 B어학원은 지난 11일부터 학부모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어학원 소속 외국인 강사 모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렸다. 5명 모두 지난 12일 코로나 검사도 받게 했고 이날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B어학원 관계자는 "원어민 강사 모두 이태원 클럽 방문 이력도 없고 확진자를 접촉한 사람도 없었지만, 감염을 우려하는 학부모와 수강생이 많아 비용을 지출해 전원 검사를 받도록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학원강사가 이태원 클럽을 갔다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자신의 신분을 '무직'이라고 속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원들은 더욱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인천시는 해당 환자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날 미추홀경찰서에 고발했다.

강남구의 어학원 관계자 김모(37)씨는 "이태원 방문 이력이 없다고 설명해도 불안해 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며 "강사들에게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를 방문하지 말라'고 아침, 저녁으로 공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15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학원 정문에 휴원 공지가 부착돼 있다.

교육부와 서울시·서울시교육청도 어학원과 대형 학원들에게 원격 수업을 권고하고 있다. 합동 단속에 나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학원이 적발되면 휴원 등 행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이번 주말부터 영어유치원과 어학원, 300인 이상 대형 학원 등 1200여곳을 점검할 계획이다.

다만, 당장 다음주부터 고등학교 3학년 수업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입시 전문학원들은 원격 수업 등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형 입시학원 관계자는 "차례대로 학교 개학이 진행되면 내신부터 대입까지 일정이 빡빡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학부모와 학생 모두 휴원이나 원격 수업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무원 시험 학원들도 다음달 13일로 예정된 국가직·지방직 등 필기시험 일정을 앞두고 학원을 운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난감해 하고 있다. 공무원 시험 전문학원 측은 "현재 시험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휴원은 어렵다"며 "좌석 간격이나 마스크 착용 등을 잘 준수하는 것 말고는 딱히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153명이다. 이 가운데 90명은 클럽 등을 방문했고, 63명은 가족이나 지인 등 접촉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7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26명 ▲인천 22명 ▲충북 9명 ▲부산 4명 ▲충남·전북·경남·강원·제주 1명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