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車공장 몰린 멕시코… 기아차 K2·K3 등 생산

멕시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멈췄던 경제활동을 점진적으로 재개하기로 했다.

13일(현지시간) 멕시코 정부는 전날 보건위원회의 결정을 바탕으로 오는 18일부터 점진적으로 경제활동 등을 다시 시작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폴랑코의 한 거리에 설치된 전광판에 ‘집에 머물라’는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일단 자동차 등 운송수단 제조업과 건설업, 광산업을 필수 업종으로 추가해 활동을 재개하도록 했다. 셧다운(가동 중단)이 길어졌던 멕시코 내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들도 18일부터 공장을 다시 돌릴 수 있게 된다.

지난달 6일부터 생산이 멈췄던 기아차 멕시코도 일단 18일에 맞춰 가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에 있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에선 K2·K3와 엑센트(현대차 위탁 생산)가 생산된다.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속속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주요 자동차 기업의 공장이 몰려있는 멕시코는 코로나19에 따른 셧다운으로 지난달 생산이 99% 급감한 바 있다. 특히 멕시코 부품업체의 가동 중단으로 미국 내 자동차 공장을 돌리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자 미국 정부까지 나서서 멕시코에 가동 재개를 요구해 왔다.

멕시코 정부는 같은날 15개 주 269개 마을의 학교 수업과 상업 활동 등을 다시 시작하도록 했다. 멕시코 전역의 10분의 1 정도에 해당한다. 일명 '희망의 마을'로 불리는 이들 지역은 현재 코로나19 감염자가 없는 지역으로, 주로 북부와 남동부의 농촌 지역이다.

오는 6월 1일부터는 봉쇄 완화가 더 확대될 예정인데 이 역시 단계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주 지역별 코로나19 위험 정도를 측정해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네 가지 색을 부여한 후 색깔에 따라 활동 허용 범위를 정한다.

현재까지 멕시코 코로나19 확진자는 3만8324명, 사망자는 3926명이다.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전날 다시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달 8∼22일을 코로나19 정점으로 예측했다.

섣부른 봉쇄 완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멕시코 정부는 봉쇄가 길어질 경우의 산업과 국민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점진적인 완화를 택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경제활동 재개 계획을 '뉴노멀로의 복귀'라고 명명하며, 국민에게 단계적 완화 계획을 숙지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