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손편지', 김진표 '카톡메시지'
부의장 자리를 두고 '남녀 대결'될 듯

더불어민주당이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부의장 후보를 25일 경선을 통해 선출하기로 했다. 민주당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영주)는 12일 오전 회의에서 이렇게 결정했다고 문진석 선관위 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 대상 기후 재난 비상 대응 국회 토론회에서 제21대 국회의장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왼쪽)과 김진표 의원이 악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오는 15일 의장단 후보 등록을 공고한 뒤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후보 등록을 받는다. 의장 후보는 10분, 부의장 후보는 7분씩 정견발표를 하기로 했다. 의장단 후보로 한 명만 등록하면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된다. 두 명 이상 후보가 경선을 치러 동률이 나오더라도 결선 투표는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국가 의전서열 2위인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관례상 맡아왔다. 임기는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2년씩 맡는다. 국회의장은 원내 1당이 내부 경선을 통해 후보를 추천하고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표결을 통해 재적의원 과반 득표로 당선이 결정된다. 부의장 2명은 관례적으로 원내 1·2당이 각 1명씩 추천해 표결을 거친다. 여야가 1석씩 나눠 갖는 구도이다.

국회의장을 놓고선 현재 박병석 의원(6선⋅대전 서갑)과 김진표 의원(5선⋅경기 수원무)의 양자 대결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박 의원은 올해 69세, 김 의원이 74세다. 정치권에서는 선수가 높은 박 의원이 김 의원을 직접 찾아 양보를 요구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박 의원측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최근 민주당 초선 당선자들에게 손편지를 보내 "저도 많이 부족하지만 용기를 내어 제 생각을 보내드린다"며 지지를 호소했고, 김 의원은 메신저로 "디지털 뉴딜을 선도하는 능력과 열정이 필요하다. 방역 모범국가에서 경제 위기 극복 모범국가로 가는 길을 만들고 싶다"고 주장하며 경제통인 자신에게 지지를 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민주당 몫 부의장 자리를 놓고선 '남녀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성 의원들 사이에서 김상희 의원(4선⋅경기 부천소사) 추대론이 힘을 받는 가운데 5선인 이상민 의원이 도전 의사를 밝혔다. 이 밖에 같은 5선인 변재일·안민석 의원 등도 거론된다.

김상희 의원은 김영주 의원,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함께 21대 국회에서 최다선 여성 의원이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최근 동료 남성 의원들에게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국회 부의장을 선출하는 데 동의해달라'며 서명을 요청했다고 한다. 제헌 국회 이후 여성이 국회의장이나 부의장을 맡은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