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감염자 추적하는 당국 요청 수용… 만여명 중엔 인근 식당 이용자 등도 포함 논란

이동통신3사는 12일 보건당국이 이태원 클럽의 '숨은 방문자'를 찾을 수 있도록 클럽 인근의 기지국 접속 정보를 보건당국에 제출했다. 현재 이태원 일대 클럽을 방문한 뒤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사람은 3000명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전날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에 이태원 일대 기지국 접속 관련 자료를 협조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클럽 방문을 하지 않고 인근 상점에 들렀거나 도로를 지나간 사람들의 통신기록까지 모두 포함돼 사생활 침해 논란이 예상된다. 정보가 제출된 해당 가입자는 1만여명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클럽 '메이드'에서 용산구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이날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 11일과 12일에 각각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질병관리과에 통신 기록을 제출했다. 자료의 내용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이태원 클럽 인근 기지국에 접속한 가입자 관련 정보다. 해당 시간대에 해당 장소에서 기지국과 휴대폰이 주고받은 신호가 있는 경우 통신사에 등록된 가입자의 이름, 전화번호를 알 수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전날 관련 정보를 추려 이미 서울시 질병관리과와 질병관리본부에 전달했고, SK텔레콤도 관련 정보를 추리는 작업을 거쳐 이날 관련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두 1만여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병의 관리 및 예방에 관한 법률 제76조의2 제1항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 또는 질병관리본부장은 감염병 예방과 감염 전파의 차단을 위해 필요한 경우 감염병 의심자에 관한 정보 제공 등을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됐을 때에는 KT가 질병관리본부에 로밍 데이터를 제공한 적이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감염병 의심자와는 거리가 있는 가입자의 정보까지 노출돼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데 있다. 특히 특정 시간 특정 공간이 아닌 2주간에 걸쳐 이태원을 찾은 광범위한 가입자의 정보를 제공해 해당 기간 이태원 클럽 인근의 식당 등을 이용해도 '감염병 의심자'로 추적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