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사회적 제한조치 완화 정부들이 직면한 도전 보여줘"
"코로나 통제되고 있다" 발표한 獨, 제재 완화하자 재생산지수 상승
中 동북3성 코로나19 재유행 시그널… 지린성 소도시 다시 외출제한령
韓,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확산… 13일 예정 등교개학 연기 협의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 독일 중국에서 새로 발발하고 있는 건 사회적 제한조치를 완화하려는 정부들이 직면한 도전을 부각시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한국 독일 중국의 신규 감염 사례들이 글로벌 경제를 다시 재개하려는 유럽의 조심스러운 행보를 누그러뜨리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한국 독일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을 성공적으로 억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들이지만 최근 잇따라 집단감염 사례가 다시 나오면서 재유행 경고음이 울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11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을 막을 관리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는 독일에서 최근 공공생활 제한 조치가 완화된 이후, 도축장과 양로원을 중심으로 다시 확진자가 급증했다. 독일 당국은 코로나19 재생산지수가 또다시 1을 넘기자 재유행 우려에 긴장하고 있다.
지난 10일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 격인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는 정부의 공공생활 제한조치 완화 이후 코로나19 재생산지수가 1.1로 올라갔다고 발표했다. 지난 6일까지만 해도 재생산지수는 0.65이었다. 재생산지수는 감염자 1명이 타인에게 얼마나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지를 나타낸다.
독일 지역 신문에선 "정부가 제재 조치를 완화하려하자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이 다시 살아났다는 첫 징후가 공식 자료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재생산지수 상승은 최근 독일에서 요양원과 도축장을 중심으로 다시 집단감염이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했다.
지난달 20일부터 독일은 일정 규모 이하의 상점 영업을 정상화하도록 하는 등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제한 조치를 점차 완화하고 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16개 연방주 총리들은 회의를 열고 전염병이 통제되고 있다고 판단, 이달 6일부터 학교 등교 등 단계적으로 오프라인 수업을 재개했다. 아직까지 독일 시민의 다수는 정부의 조치를 지지하고 있으나, 수도 베를린 등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 9일 공공생활 제한 조치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독일 방역당국은 재생산지수가 1.1을 기록할 경우, 10월쯤 자국 보건시스템과 중환자실이 마비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1.2일 경우 7월 중, 1.3일 경우 6월 중 보건시스템이 한계를 드러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11일 오전 7시까지 전체 누적 확진자 중 완치자 수가 다수를 차지하기에 재유행이 시작되고 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누적 확진자는 17만1879명으로, 이 중 14만5600명이 완치됐고 7569명이 사망했다.
코로나19 유행이 가장 먼저 시작된 중국에서는 노동절 연휴(5월 1~5일) 이후 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 등 동북 3성 지역에서 잇따라 확진자가 나오면서 열흘만에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로 늘었다고 현지 보건당국이 10일 발표했다.
이날 확인된 14명의 신규확진자 중 자국내 발생은 12명으로, 이 가운데 11명은 지린성 수란시에서, 1명은 후베이성 우한에서 각각 나왔다. 특히 수란시에서는 해외여행이나 감염 노출 이력이 없는 40대 여성이 남편과 세 명의 자매 등 가족 구성원들을 감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확산세에 따라 중국 당국은 수란시의 위험등급을 전날 '중위험'에서 '고위험'으로 상향했다. 수란시는 또 외출 제한령을 내리는 등 고강도 조치를 다시 취했다. 오는 21일 양회를 앞두고 코로나19 통제에 자신감을 드러냈던 중국에서 고위험 지역이 재등장하자 강력 카드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이다. 수란시는 환자가 발생한 아파트, 직장 건물을 봉쇄하고 즉시 전면 소독을 실시했으며 생필품 구매를 위해 가구당 1명만 외출 가능하도록 통제를 강화했다.
또 질병 재확산 조짐 속에 지린성 내 공주링(公主嶺) 교육 당국은 이날 예정됐던 고등학교 1∼2학년 등교 재개를 취소했다. 지린성 창춘(長春)·옌지(延吉)와 랴오닝성 다롄(大連) 당국 등은 지난달 하순 이후 수란시를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에 대해 당국에 보고하도록 했다. 지린성 지안(集安)시는 수란시 여행·출장 등을 금지한다고도 발표했다.
한국의 경우, 지난 6일부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끝내고 생활속 거리두기(생활 방역)으로 전환한 이후 서울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 확진자가 한꺼번에 발생해 11일 낮 12시 기준 관련 확진자는 86명으로 불어났다.
지역별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서울이 51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가 21명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인천 7명, 충북 5명, 부산 1명, 제주 1명 순이다. 확진자들 가운데 이태원 클럽을 직접 방문해 코로나19에 노출된 사람은 63명이며, 가족·지인·동료 등 접촉자에서 발생한 2차 전파 사례는 23명이다. 3차 전파 사례는 아직 없지만 전국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환자를 신속하게 찾아내 지역사회로의 2·3차 감염을 차단해야 한다"며 "2·3차 전파로 인한 확산을 최소화하려면 이번 주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이태원 유흥시설이 지난 2∼6일 운영된 점과 코로나19의 평균 잠복기를 고려하면 지난 7일부터 오는 13일 사이에 발병이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서울의 경우 이태원 클럽 방문자와 접촉자 등 3077명이 지금까지 검사를 받았으며, 이 중 1049명의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정부는 아직까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의 전환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미확인 확진비율이 일시에 높아졌다고 해서 바로 생활방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지속적인 추이를 보면서 다른 지표와 종합성을 보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3 학생 등교를 이틀 앞둔 11일 방역당국은 교육부와 등교 연기 여부를 협의하는 등 완화조치를 다시 강화하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초중고교생의 등교 일정과 관련, "고3의 등교수업이 이번 주 수요일(13일)로 예정돼 있어서 교육당국과 방역당국의 걱정이 큰 상황"이라며 "아직 협의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본부장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오후 영상회의를 통해 이 문제를 논의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을 두고 "한국이 코로나 바이러스 조기 승리가 희미해졌다"며 "코로나 바이러스의 초기 확산을 대체적으로 성공적으로 잠재운 한국이 다시 수세적인 위치에 놓이게 됐다"고 전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6일까지 이태원 클럽 등 일대 지역을 방문했다고만 언급하면 증상여부와 관계없이 선별진료소에서 무료로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용산구 보건소에서는 24시간 검사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