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에서 두번째로 큰 항공사이자 콜롬비아 최대 항공사인 아비앙카항공이 창립 100주년 만에 코로나19 충격파를 맞아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10일(현지 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아비앙카항공은 이날 미국 뉴욕 남부연방 파산법원에 이른바 '챕터 11'로 불리는 파산법 11조에 따라 신청서를 제출했다. 챕터11은 우리 나라 기업회생절차와 비슷한 제도다. 채무이행을 잠시 멈추고 법원 감독 아래 영업과 자산 매각, 인원 감축같은 구조조정을 병행해 회생을 시도하게 된다.

아비앙카는 1919년 콜롬비아 바랑키야에서 처음 영업을 시작했다. 네덜란드 KLM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유서깊은 항공사다. 국내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항공 동맹 스타얼라이언스 멤버로 인지도가 높다. 그러나 지난 100년간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과 비수익 노선 정리에 실패하면서 2019년 재무제표상 부채가 이미 49억달러(약 6조원)에 달했다.

착륙을 시도하는 아비앙카항공 소속 항공기.

아비앙카 최고경영자(CEO) 안코 반 더 베르프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여객기가 완전히 멈춰섰고, 회복 속도도 느릴 것으로 보인다"며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 재정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가장 적합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다른 항공사들처럼 아비앙카 역시 지난 3월 말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 여객기 운항을 멈췄다. 이 여파로 매출은 80% 이상 줄었고, 직원 2만명 대다수가 현재 무급 휴가 중이다.

판데르베르프 CEO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 속에서 아비앙카는 100년 역사 중 가장 힘든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아비앙카가 파산하면 저비용 항공사(LCC)가 아닌 주요 대형 항공사(Full scale carrier·FSC) 가운데 코로나19로 무너진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앞서 소형기로 국내선 운영을 중심으로 하는 호주 2위 항공사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역시 지난달부터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