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위권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제외하고 영업이익 감소
'뽀글이 재킷·어글리 슈즈' 등 제품 다양화로 위기 극복해야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노스페이스의 '씽크 그린 플리스 재킷', 시들해진 롱패딩을 대체했다는 평을 얻었다.

성장이 정체된 아웃도어 업계에 다양화와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존의 롱패딩 판매에 사활을 건 전략으로는 실적 부진을 피할 수 없을 거라는 관측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업계 1위 노스페이스는 매출 4107억원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4천억원대 매출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약 16.8% 증가한 594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5위권 브랜드(개별 브랜드 매출 미공개 기업 제외)인 네파, 아이더, K2, 블랙야크 등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감소했다. 블랙야크의 경우 적자로 돌아섰다. 2018년 역시 상위권 브랜드 중 노스페이스만이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매출 상위 브랜드들의 실적 부진은 국내 아웃도어 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6년 2조5963억원이었던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8년 2조5524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더욱 힘든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매년 되풀이되는 무차별한 할인 정책과 제살 깎아먹기 식의 출혈 경쟁 양상도 예년보다 일찍 감지되고 있다. 실제로 K 아웃도어 브랜드의 경우 최근 정가 92만원짜리 프리미엄 롱패딩을 출시 반년 만에 60% 이상 할인 판매해 논란을 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롱패딩을 비롯한 특정 아이템의 쏠림 현상이 재고 부담 증가와 경영 악화,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의 악순환으로 연결되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비슷한 제품의 반복 노출로 피로감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제품의 다양화와 차별화로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작년만 해도 플리스 재킷, 일명 뽀글이 재킷 롱패딩을 대체했고, 어글리 슈즈와 백팩 등이 히트했다. 이들 아이템을 적재적소에 내놓은 브랜드는 예년보다 포근한 겨울에도 선방했다.

노스페이스의 경우 지난해 롱패딩 '수퍼 에어 다운'의 인기를 페트병 재생 소재를 적용한 '에코 플리스' 재킷과 숏패딩 '눕시 다운재킷', 빅사이즈 백팩 '빅 샷' 등이 대체하며 영업이익 증가를 실현했다. 또 다운을 대체하는 인공 충전재(티볼, 브이모션) 보온재킷과 천연 울 소재와 울 인솔(밑창)을 적용한 신발, 미세먼지에 대응이 가능한 '프로텍션 재킷 시리즈' 등 아웃도어 본연의 기술 혁신을 시도했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정확한 수요 예측 생산, 초경량 다운구조 설계, 자체 기능성 소재와 친환경 인공털 적용 등 기술 혁신을 통한 성공적 원가관리가 영업이익 증가에 주효했다"며 "코로나19가 발생한 최근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등산용품과 홈트레이닝용 레깅스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소비자 및 트렌드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브랜드만이 부진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게 업계의 전망이다. 아울러 코로나19 2차 대유행 가능성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수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컨설팅그룹 맥킨지가 제시한 코로나19 이후 패션업계 5가지 과제는 국내 아웃도어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회사는 지난해 발표했던 '2020 글로벌 패션 전망 보고서'를 코로나19 확산 후 수정해 다시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과 유럽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패션 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두 달간 매장 영업을 중단하면, 80%가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 파산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코로나19 종식 이후 △침체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재고 소진을 위한 대규모 할인 판매가 증가해도 브랜드 가치를 훼손하지 말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하고 △혁신이 없으면 생존이 불가함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