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물류창고 화재' 건축주 한익스프레스 대표가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손자란 사실이 8일 화제가 됐다.

종합 물류기업인 한익스프레스의 대표는 이석환(47)씨다. 이 회사의 지분 20.6%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대표의 아버지가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차남인 이동훈 전 제일화재 회장이다. 어머니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누나 김영혜씨다.

지난 6일 오후 '이천 물류창고 화재' 현장을 경찰과 소방당국, 국과수 등 관계자들이 3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는 이 대표가 1994년 1월 '건방지게 프라이드가' 사건 가해자 중 한 명이란 내용의 글도 올라왔다. 당시 20대였던 재벌 2세 4명이 차선 변경으로 시비가 붙은 프라이드 운전자를 집단폭행한 사건으로 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등을 선고 받았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익스프레스도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유가족은 "무려 38명이 숨지는 대형 사고가 났는데 건축주(한익스프레스)는 나 몰라라 책임도 다하지 않고 유가족들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자신들이 쓸 건물을 짓다 사고가 났는데 이렇게 외면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이에 박두용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발주자가 사고 책임을 져야 하는가에 대해 지적이 잇따라 올해 1월부터 건축주가 발주 계약 시 시공사에 안전대책을 받아 돌봐야 할 의무를 갖도록 했다"며 "그러나 이번 현장은 발주 계약이 지난해에 이뤄져 소급 적용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 6일 경기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마련된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합동 추모식을 하고 있다.

다만 유족 측은 물류창고 지하 1층을 불법 개조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하 1층에는 일반창고로 설계됐는데, 냉동창고로 불법 개조하는 과정에서 우레탄폼 작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소방당국은 우레탄폼 작업 중 발생한 유증기(油蒸氣)에 불꽃이 튀면서 순식간에 폭발해 사상자가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도 지난 6일 3차 합동 감식 과정에서 물류창고 지하 1층의 불법 개조 여부를 살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는 지난달 29일 오후 1시 32분께 이천시 모가면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폭발과 함께 불길이 건물 전체로 확산해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