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이어 1분기에 또 역대 최대 분기 실적 경신
카카오톡이 최고 '효자'… 광고·쇼핑 빠른 속도로 성장
코로나 '집콕'에 콘텐츠도 각광… "전세계 K-웹툰 인기"

여민수(왼쪽)·조수용 카카오 공동대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으로 지난 1분기 국내 대부분 기업들이 타격을 받았지만 양대 인터넷 공룡 중 하나인 카카오(035720)는 오히려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며 플랫폼 사업의 경쟁력을 과시했다.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기회가 돼 이커머스(온라인상거래) 사업과 웹툰 등 콘텐츠 사업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낸 덕분이다.

카카오는 7일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작년보다 더 나은 연매출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고 가이던스(실적 전망치) 조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는 이날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9%, 218.9% 증가한 8684억원과 8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599억원과 736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이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나타낸 것이다. 또 이는 지난해 4분기 기록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인 매출액 8673억원과 794억원을 뛰어넘은 결과다.

부문별로는 카카오톡 기반 사업인 ‘톡비즈’가 가장 큰 공헌을 했다. 카카오톡 광고와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이 포함된 톡비즈에서만 224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체 매출 가운데 비중은 25%이고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77%다. 거의 두 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1분기는 광고 시장 비수기인데다 코로나19 탓에 일부 영향을 받았다"며 "하지만 불확실성 속에서 효율을 중시하는 광고주의 수요가 늘어 1, 2월 주춤했다가 3월부터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였고, 톡보드 매출은 작년 4분기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말했다. 톡보드는 카카오톡 채팅 목록 상단에 노출되는 광고 상품이다. 지난해 5월 처음 출시 돼 빠르게 성장, 작년 말 기준 하루 매출이 5억원에 달했다.

여 대표는 또 "카카오톡 선물하기,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 카카오커머스는 다양한 수요를 포괄하는 통합 쇼핑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1분기 전체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5% 늘어났고, 특히 선물하기는 코로나19가 본격화 된 지난 2월부터 건강, 위생, 실내활동 관련 배송상품 결제가 증가하며 기존 교환권 위주였던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작년 말 제시했던 올해 톡비즈 매출 목표인 1조원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여 대표는 "(톡비즈 성장을) 충분히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고 작년보다 50%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웹툰, 소설 등을 다루는 유료 콘텐츠 사업 부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1분기 매출액 970억원으로 카카오 전체 매출의 11% 비중이지만 전년 동기 대비 30%, 전 분기 대비 97% 증가하며 빠른 성장 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수석부사장은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1% 늘어난 1393억원을 기록했다"며 "국내는 물론 일본과 인도네시아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의미있는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배 부사장은 "카카오재팬의 일본 웹툰 서비스인 ‘픽코마’의 일 거래액이 1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 4분기에 이어 1분기 역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며 "모바일에 최적화된 K-웹툰은 스낵컬쳐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카카오는 올해 하반기가 되면 콘텐츠 부문의 해외 거래액 비중이 국내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K-콘텐츠의 수요가 높은 대만, 태국, 중국 지역에 진출해 글로벌 IP(지적재산권) 사업자로서의 역할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 1분기 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