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투자자들이 판매사인 하나은행의 불완전판매를 주장하며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탈리아 지방 정부의 건강보험료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만기 상환에 잇달아 실패했다. 하나은행은 실사를 통해 투자자에게 선제적 배상안을 제시했으나 투자자들은 배상안을 불수용하겠다는 입장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 건보료에 투자하는 '유럽헬스케어전문사모펀드'에 가입한 일부 투자자는 하나은행의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며 금융감독원과 하나은행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하나은행이 원금손실이 가능성이 전혀 없다며 이 상품을 판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투자자 A씨는 본지 통화에서 "지난해 5월 여윳돈 2억원 가량으로 예금상품에 가입하려고 하나은행 영업점을 방문했다가 PB의 권유로 이 상품에 투자했다"며 "PB는 '이탈리아가 망하지 않으면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이탈리아가 망해도 원금이 보장된다'고 설득해 상품에 가입했다"고 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투자자 B씨도 지난해 9월 하나은행 PB에게 좋은 상품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이 상품에 가입했다고 했다. B씨는 "PB가 '하나은행 VIP고객에게만 판매하는 상품이다. 이탈리아가 망하지 않으면 절대 손해볼 수 없는 상품'이라고 수차례 설득했다"고 주장했다.

금융사는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할 때 원금 손실 가능성 등 상품의 위험성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설명의무 위반에 해당한다.

유럽헬스케어전문사모펀드는 이탈리아 병원들이 지방정부 산하 지역보건관리기구(ASL)에 청구하는 진료비를 유동화한 채권에 투자한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3월부터 6개월간 총 9개 펀드를 통해 1188억원을 모았다. 투자자는 408명이다.

코로나19가 이탈리아를 강타하면서 펀드 기초자산인 채권의 상환이 계속 미뤄지고, 펀드 만기 상환도 지연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실사를 통해 각각의 펀드에서 42~61%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는 점을 발견하고 투자자에게 선제 배상안을 제시했다. 하나은행은 원금 50%를 받은 뒤 펀드 청산 시점에 추가로 정산받는 방법과 은행이 배상금을 지급하고 투자자로부터 펀드 수익증권을 사들이는 방법 등 두가지 배상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배상은 수용을 거부하며 원금 전액을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현재 하나은행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이탈리아 지방 정부의 재정 악화로 기초자산인 채권 상환이 지연되는 것이지 펀드가 아예 부실화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사 결과 채권 상환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돼 선제적인 배상 방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곧 투자자들과 개별 접촉해 배상안 수용 여부를 협의할 것"이라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