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거기 있어… 내 새끼 어떻게 해"
30일 '이천 물류창고 화재'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경기 이천시 서희청소년문화센터. 이곳에서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가 주저앉아 연신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통곡했다.
아버지를 잃었다는 한 젊은 여성은 "말도 안된다"며 비명을 질렀다. 다른 한 유족은 하염없이 먼저 간 가족의 이름을 목이 멘 채 되뇌어 부르기도 했다. 다리에 힘이 풀린 한 여성은 끝내 주저 앉았고 가까스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분향소 옆 유족 대기실로 향했다.
분향소에 함께 모인 시민들과 이천시 등 관련기관 관계자들도 어처구니없는 참사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를 지켰다. 몇몇 사람들은 오열하는 희생자 가족들의 곁에서 함께 눈물을 떨구기도 했다.
지난 29일 이천시 모가면의 한 물류창고 공사장에서 불이 나 38명이 숨졌다. 그러나 이날 준비된 영정 사진은 24개 뿐이었다. 예고없이 닥친 비극에 유족들은 영정 사진조차 준비하지 못해 위패(位牌)만 놓였다.
외국인 희생자 3명 중에서는 중국 국적 1명의 영정 사진만 마련됐다. 뿐만 아니라 화재 희생자 가운데 9명의 시신은 아직 신원도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이 DNA(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천시 관계자는 "경황이 없어 아직 영정 사진을 준비하지 못한 유족이 있다"며 "전담 공무원들이 유족에게 사진을 받아 준비되는 대로 제단에 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 제단에는 영정사진과 위패를 놓을 수 있는 빈자리도 있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로 크게 다친 8명 가운데 2명은 위독한 상태다.
합동분향소를 찾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망자 장례와 피해자 가족 지원 및 부상자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고원인 조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은 "원인 규명 등이 잘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며 "국민 안전이 최우선으로 지켜지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불은 지난 29일 오후 1시 32분쯤 물류창고 공사현장 A·B·C동 가운데 B동 지하 2층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시 B동에 78명이 일하고 있었는데, 이 가운데 40명만 대피할 수 있었다. 소방당국은 우레탄폼 작업 중 발생한 유증기(油蒸氣)에 불꽃이 튀면서 순식간에 폭발해 사상자가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당국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사고 현장에서 1차 합동 감식을 벌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