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4월 약 두 달간 550억 위안(약 9조5400억 원)어치의 의료 물품을 수출했다. 중국은 전 세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물품을 대규모로 원조·수출하면서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이 중국에서 긴급히 공수한 의료 물자에서 품질 결함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역풍도 거세다.

중국 해관총서는 3월 1일부터 4월 24일까지 550억 위안 상당의 전염병 방역 물품 수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수출품엔 마스크 211억 개, 방호복 1억900만 벌, 고글 3294만 개, 환자 모니터 11만 대, 적외선 온도계 929만 개, 수술용 장갑 7억6300만 쌍이 포함됐다. 이달 25일까지 중국이 의료 물품 수출 계약을 맺은 국가는 74곳, 국제기구는 6곳으로 늘었다.

중국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가장 먼저 겪고 또 가장 먼저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후 코로나바이러스 피해가 심각한 국가들에 의료진을 보내고 마스크와 진단 키트, 방호복 등을 기부하거나 수출하면서 코로나 외교를 활발히 펼쳤다. 그러나 중국산 방역 물품을 받은 국가 중 일부에서 불량품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바이러스 구조.

최근엔 캐나다 정부가 중국에서 수입한 마스크에서 품질 불량이 확인됐다. 캐나다 정부는 23일 "중국에서 KN95(지름 0.3㎛ 미세 입자를 95% 이상 걸러주는 중국 마스크 등급) 마스크 100만 개를 조달했으나, 의료진용 품질 기준에 부적합해 의료 현장에 배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제적 논란이 일자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은 25일 "캐나다가 구입한 마스크와 중국 기업이 판 제품 사이에 오해가 있었다"며 "전염병 방제 협력 중 발생하는 개별 문제는 실용적 방식으로 해결해야지,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라"고 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중국산 의료 수출품에서 품질 불량 지적이 일 때마다 "정치화하지 말라"고 맞받아친다.

중국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가 생산한 마스크. 마스크에 BYD 로고가 새겨져 있다.

중국 정부는 불량품 수출 적발로 체면을 구긴 후 수출용 방역 물품의 품질 감독을 강화했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24일까지 사업체 1589만 곳을 검사해 불량 마스크 8904만 개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마스크를 수출할 때 중국 품질 기준뿐 아니라 수출 대상국 품질 기준도 충족하도록 수출 조건을 강화했다.

간린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부국장은 26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가짜 의료 물품 제조와 판매를 계속 단속할 것"이라며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시장 질서를 해치는 범법자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