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긴급대출 프로그램 10조원 규모로 조성
신용등급 따라 대출금리 차등… 기본금리도 높이기로

정부가 소상공인 긴급대출 프로그램의 대출금리를 신용등급에 따라 차등화하기로 했다. 금리수준도 지금의 1.5%보다 높은 연 3~5%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출 창구는 시중은행으로 통일된다.

2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정부는 1단계 소상공인 긴급대출 프로그램이 소진되는 대로 2단계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소상공인 긴급대출 프로그램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지난달부터 운영 중인 대출상품이다. 기존에 은행권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경영안정자금 대출 2조2500억원을 12조원 규모로 확대하면서 1단계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1단계 프로그램은 코로나 사태로 자금난에 시달리던 소상공인이 몰리면서 빠르게 소진됐다. 정부는 급한대로 예비비 4조40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1단계 프로그램을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달 25일 오전, 긴급자금 대출 신청을 하기 위해 서울 광진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동부센터를 찾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있다.

하지만 1단계 프로그램은 4조4000억원 증액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정부는 10조원을 소상공인 긴급대출에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지만 기존 프로그램을 증액하는 대신 대출상품 구조를 바꿔서 2단계 프로그램을 새로 시행하기로 했다.

2단계 프로그램과 1단계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이는 대출금리다. 1단계 프로그램은 신용등급에 상관없이 1.5%대의 초저금리로 대출을 해줬다. 하지만 2단계 프로그램에서는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금리를 차등화하기로 했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더 낮은 금리가 적용된다.

기본금리 수준도 높아진다. 1단계 프로그램에서는 1.5%대의 금리가 적용됐지만 2단계 프로그램은 3% 정도에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 관계자는 "긴급대출 프로그램의 금리가 너무 낮다보니 기존에 다른 대출을 쓰던 사람이 대환을 위해 대출을 받거나 당장 긴급자금이 필요없는 사람까지 일단 돈을 빌리고 보는 경우가 많았다"며 "2단계 프로그램은 긴급자금 지원이라는 당초 명분을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사람만 찾아쓰도록 상품을 설계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상품을 설계하고 있지만 2단계 프로그램의 대출금리는 신용등급에 따라 연 3~5% 정도로 결정될 전망이다. 금융위는 긴급대출 프로그램의 지원 대상인 소상공인이 금융권에서 주로 쓰는 대출 상품의 금리가 연 6~12% 정도인 만큼 2단계 프로그램의 대출금리는 기존 연 1.5% 보다는 높고 연 6% 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대출창구도 시중은행으로 통일된다. 1단계 프로그램은 신용등급에 따라 대출창구가 나뉘어 있었다. 4~10등급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4~6등급은 기업은행, 1~3등급은 시중은행에서 각각 대출 신청이 가능했다. 하지만 저신용자를 위한 창구인 소진공에 많은 소상공인이 몰리면서 밤새 줄을 서는 '대출 대란'이 벌어졌고 긴급대출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대출을 받기까지 한달이 넘게 걸리는 경우도 생겼다. 금융위는 인프라가 열악한 소진공 대출 창구를 2단계부터는 없애고 시중은행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또 시중은행이 더 많은 저신용자 대출을 취급하도록 보증 지원을 통해 부실차주에 대한 위험을 정부가 나눠지기로 했다. 1단계 프로그램에서 시중은행은 이차보전 방식으로만 대출을 진행했다. 이차보전은 금리 차이만 정부가 부담하기 때문에 부실차주가 발생할 경우 리스크는 은행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이때문에 시중은행은 부실 가능성이 적은 고신용자에게만 긴급대출을 진행했다. 2단계 프로그램은 시중은행으로 창구가 단일화되기 때문에 저신용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위는 부실차주 위험을 덜어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