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옛 현대상선)이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본격 출항한다.

HMM은 2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에서 ‘HMM 알헤시라스호’ 명명(命名)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명명식은 새로 건조된 선박의 이름을 지어 탄생을 알리고 무사 운항을 기원하는 행사다.

HMM이 출항한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 'HMM 알헤시라스(Algeciras)호' 모습.

HMM 알헤시라스호로 명명된 이 선박은 컨테이너 박스 약 2만3964개를 한 번에 실을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선박이다. 축구장 4개 크기의 규모다. 선박의 길이는 399.9m로 여의도 63빌딩(264m), 파리의 에펠탑(320m)보다 길다. 높이는 33.2m에 폭은 61m에 달한다.

HMM이 2018년 9월 발주한 12척의 2만4000TEU급 선박 중 첫 번째로 인도됐다. 대당 건조비용은 1725억원에 달한다.

알헤시라스란 이름은 스페인 남부 항구도시에서 따왔다. 이곳은 유럽과 남미를 잇는 남북항로와 아시아와 북미 동안을 잇는 동서항로가 교차하는 곳이다. HMM은 오는 25일 알헤시라스호를 세계 3대 해운 동맹의 하나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서 아시아~북유럽 항로에 투입할 예정이다.

HMM은 지난 2018년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일환으로 국내 조선 3사와 약 3조15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선박 20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HMM은 알헤시라스호를 시작으로 1~2주 간격으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010140)으로부터 9월까지 2만4000TEU급 12척과, 이듬해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만6000TEU급 8척을 인도받을 계획이다.

한편 이날 명명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동걸 한국산업은행 회장,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배재훈 HMM 대표이사 등 관계자 16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오늘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으로 대한민국 해운 재건의 신호탄을 세계로 쏘아 올리게 됐다"며 "열두 척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우리 해운산업의 위상을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