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사건 덮는 정치적 술수 밝혀야"
與 "당과 상의 없어…사전 보고 없었다"

미래통합당은 23일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이 당 지도부와 상의해 자신의 사퇴 시점을 총선 이후로 의도적으로 조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오전 부산시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직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승강기에 탑승해 있다.

미래통합당 김성원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 시장이 이 사건을 덮기 위해 피해 여성을 회유했다는 정황과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오 시장의 총선 이후 사퇴가 개인적 결정인지 그 윗선의 누군가와 모의한건지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이는 단순히 사퇴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총선 이후로 사퇴 시점을 늦추도록 회유했다는 것은 성추행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것이 더 큰 2차 피해"라고 했다. 이어 "몇 가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지만,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한다"며 "오 시장 사건을 덮는 과정에서 정치적인 술수가 들어갔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앞서 통합당 정오규 서동구 전 당협위원장은 "성추행 시기가 '4월 초'라면 21대 총선이 들어갈 무렵"이라며 "선거를 위해서 숨기고 있었는지, 청와대와 여권에서도 알고 있었는지 시기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위원장은 "총선 승리를 위해 청와대와 여권의 권력층이 이 사건에 관여했거나 묵인했는지, 본인이 스스로 한 것인지, 청문회 또는 국정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며 "피해자 고소와 관계없이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하고 오 시장은 법정에 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 시장이 사퇴 시점을 총선 이후로 미룬 것에 당 차원의 개입이 있었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 당과 상의해서 이뤄진 일이 아니다"라며 "(오 시장이 사퇴하기 전에) 당에서 보고받은 것은 없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여성 공무원 성추행 사건으로 오거돈 부산시장이 사퇴한 데 대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퇴 시점을 총선 이후로 미룬 것은 오 시장 보좌진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윤 사무총장은 "그런 일이 있다면 확인된 당사자에게도 조치도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사무총장은 오 시장의 사퇴 시점이 늦춰진 데 대해서는 "피해자의 심리 상태가 안정돼 있지 않아서, 상담센터에서 피해자 안정을 시키는 것이 더 급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윤 사무총장은 이어 "부산시당도 오늘 오전까지 정황을 파악하고 있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윤 사무총장은 "나도 부산시당에서 오 시장이 여자 문제로 사퇴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는 것이 1차 보고를 오늘 9시 30분에 받았다"며 "그래서 부산시당위원장인 전재수 의원이 급히 시장을 만났고, 10시 30분쯤 통화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달 초 부산 시청에 근무하는 여직원을 집무실로 불러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 피해 여성은 성폭력상담센터에 신고를 했고 오 시장의 사퇴를 요구했다고 한다. 오 시장 측은 이달 초부터 정무 라인을 동원해 피해 여성과 사퇴 여부에 대한 협상을 벌였다고 한다.

부산시 측은 오 시장의 '사퇴서'를 상담소와 피해 여성 측에 전달하면서, 자진 사퇴 시점을 총선 이후로 미뤄달라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도 정치적 이용은 바라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표시기를 늦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