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 등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를 재소환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이복현)는 22일 김 대표를 불러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처리 기준 변경을 둘러싼 의사결정 과정 등을 확인했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말 자회사 삼성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회계처리 기준 변경으로 장부상 회사 가치를 4조5000억원 늘린 의혹을 받는다.
앞서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가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인한 부채 1조8000억원을 재무제표에 반영할 경우 자본잠식에 빠질 것을 우려해 회계처리 기준을 바꾼 것으로 보고 2018년 11월 김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의 장부상 가치가 부풀려진 것에 같은해 삼성물산과 합병을 앞둔 모회사 제일모직에 유리하도록 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제일모직에 유리한 합병 비율이 형성돼 결과적으로 대주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지주사격인 합병 삼성물산의 최대주주가 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김 대표가 삼성바이오에서 이뤄진 증거인멸이나 분식회계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작년 5월과 7월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범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모두 기각했다.
증거인멸에 관여한 것으로 지목돼 기소된 삼성그룹 임직원들은 작년 12월 1심에서 줄줄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다만 당시 재판부는 "분식회계 의혹과는 무관한 판단"이라고 했다.
검찰은 이후 김 대표에 대한 영장 재청구 대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 그룹 차원의 관여가 있던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데 집중해 왔다. 그룹 컨트롤타워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차장(사장), 김종중 전 전략팀장(사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과 회사 관계자들을 최근까지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김 대표를 다시 조사한 것은 그간 파악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사건 주요 관계자들의 처분을 정하기에 앞서 막판 확인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부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