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선정 '자상한 기업' 12호로
국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 기업의 설계 패키지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영국 반도체 기업 ARM을 12번째 '자상한 기업'으로 지정하고 개발 지원 프로그램(Flexible Access)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용료는 중기부와 ARM사가 공동으로 부담한다.
'자상한 기업'은 자발적으로 상생하는 기업이란 뜻으로 대기업의 기술과 인프라를 중소기업이 공유해 상생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5월 네이버를 시작으로 11개사가 선정됐다. ARM은 글로벌 기업 중 처음으로 '자상한 기업'이 됐다. ARM은 지난 2016년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에 320억달러(약 38조원)에 인수됐다.
중기부는 서울대, 벤처기업협회와 함께 6월 말까지 유망 기업 10개를 선정해 기술 개발에서 사업화까지 전 과정을 지원할 예정이다. 선정된 기업은 시스템반도체 설계에 필수적인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지식재산권(IP)과 설계 프로그램을 활용하게 된다. 임직원 대상 설계·공정 교육을 신설하고 취업 연계도 지원한다. ARM사와 계약은 3년 동안 유효하며 필요하면 검토 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고 한다.
그동안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은 IP 사용료 등 비용 부담 때문에 칩 생산에 도전장을 내밀기 어려웠다는 것이 중기부의 설명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ARM사가 보유한 시스템반도체 자산을 자유롭게 무료로 쓸 수 있다"며 "시스템반도체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새로운 칩을 설계하거나 디자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지원 사업은 지난해 12월 시스템반도체 50개사, 바이오헬스 100개사, 미래차 100개사 등 3개 분야에서 250개 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BIG 3 중소·벤처기업 혁신성장 지원전략'의 후속으로 마련됐다.
사이먼 시거스 ARM CEO는 "반도체 분야 글로벌 리더인 한국과 협력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의 스타트업이 성공 그 이상의 것을 얻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국경을 초월하는 상생 협력을 위한 첫 번째 글로벌 '자상한 기업' 협약은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의 혁신과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협력을 희망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