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국제 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충격에 20일(현지 시각)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92.05포인트(2.44%) 하락한 2만3650.4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1.40포인트(1.79%) 내린 2823.1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89.41포인트(1.03%) 하락한 8560.7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업종별로는 유가 폭락으로 에너지가 3.29% 하락했다. 재료 분야도 2.54% 내렸다.
시장 투자자는 유가 흐름과 기업 실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도입된 봉쇄 조치 완화 가능성 등을 주목했다. 특히 유가가 다시 폭락하면서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줄어들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5월물 가격은 이날 배럴당 -37.63달러까지 떨어졌다. 전일 대비 낙폭은 300%를 넘었다. 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런 상황은 5월물 WTI가 다음날 만기가 되는 만큼 이 계약을 청산하고 6월 등 원월물 계약으로 옮겨가는 거래가 이어진 탓으로 보인다. 5월 WTI 선물 매수 세력은 정유사나 항공사 등 실수요자지만 수요 급감과 저유시설 고갈로 수요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5월 WTI 움직임이 특수한 상황을 반영한 만큼 증시에 그만큼의 충격이 곧바로 전해지지는 않았지만,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6월물 WTI도 가격은 배럴당 20달러대를 유지했지만 전장 대비 낙폭이 18%를 넘는 등 마찬가지로 불안했다.
이번 주부터 기업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것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델타 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받은 항공사 실적 발표도 예정돼있다.
텍사스 등 미국 일부 주는 이번 주부터 봉쇄 조치를 일부 완화하기로 하면서 경제가 점진적으로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는 이어지고 있다. 다만 경제 재개 이후 코로나19가 더 확산하는 이른바 ‘2차 확산’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