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조선]
[Interview] '알파 세대 창시자' 마크 맥크린들 맥크린들 연구소장
"알파 세대, 디지털과 글로벌 연결성으로 중무장…
혁신적 사고 갖춘 첫 '글로벌 세대'가 열 22세기 낙관적"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치원 개학과 학교 등교가 연기되면서 알파 세대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알파 세대란 아이패드가 출시된 2010년 이후 태어난 세대로 만 0~10살에 해당하는 아이들이다. 알파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손안에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다. 요즘 시기엔 아이들이 집에서 더욱 스마트 기기를 놓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부모의 걱정은 한시름 깊어진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세대에게는 색다른 교육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코노미조선'이 제342호 기획 '알파 세대 교육법'을 통해 알파 세대를 집중 분석하고, 부모와 교사의 교육법을 알아봤다. [편집자 주]

마크 맥크린들 맥크린들 연구소장, TEDx 강연자, ‘XYZ의 ABC: 글로벌 세대의 이해’ ‘워드 업: 렉시콘과 21세기 소통 가이드’ ‘선의 힘’ 저자

미래를 예측하는 단서는 다양하다. 정부의 5개년 계획, 기업의 투자 계획, 시민단체의 사회운동 목표까지 여럿 있다. 또 다른 확실한 단서는 바로 ‘사람’이다. 사람의 특성을 분석하면 시대의 흐름이 보인다. ‘저 아이가 크면 이런 행동을 하겠구나’ 예측한다. 전문가들이 세대론을 연구하는 이유다.

가장 먼 미래를 연구하려면 어떤 세대에 주목해야 할까. 가장 어린 세대다. 지금까지 2010~2024년생을 이르는 알파 세대가 Z세대보다 어린 최연소 세대다. 이들은 22세기까지 생존할 확률이 높아 미지의 세계를 열 첫 세대가 될 것이다.

아직 알파 세대 최고령자는 10세에 불과하다. 태어나지 않은 세대도 있으니 엄밀히 말하면 -4세까지 존재한다. 분석이 이른 시점처럼 보이지만, 이들을 2000년대 초반부터 기다리고 분석해온 인구통계학자가 있다. 호주의 맥크린들 연구소의 마크 맥크린들 소장이다.

알파 세대를 분석하고 싶은 이는 맥크린들 소장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들을 몸소 키워내고 있는 부모 세대에게도 알파 세대는 ‘알다가도 모르는’ 분석 대상이다. 알파 세대를 알면 어떻게 키울지도 보이지 않을까. 해답을 찾기 위해 3월 24일 맥크린들 소장과 전화 인터뷰했다.

세간에 알려진 알파 세대 개념을 처음 만들었다. 계기가 무엇인가.

"수년간 여러 세대를 연구하다가 2000년대 초반 새로운 세대를 위한 이름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X, Y, Z세대가 끝이 나고 2010년 새로운 세대가 등장할 차례였다. 세대명을 공모받은 결과, Z세대 다음은 다시 A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새로운 작명 체계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A 대신 그리스 알파벳 알파를 차용했다. 세대 내 유대감은 15년이 통상적이므로 알파 세대는 2010년생부터 2024년생까지를 상정했다."

맥크린들 연구소의 표현을 빌리면, 알파 세대는 ‘예기치 않은 글로벌 실험’의 대상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손안에 화면을 마주한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알파 세대는 2010년 출시된 아이패드와 공교롭게도 나이가 같다. Z세대의 막내인 2009년생이 태어날 당시만 해도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이었다. 알파 세대는 유아기부터 스마트 기기를 때로는 쪽쪽이(칭얼거리는 아이에게 물리는 물건)로, 때로는 놀이 수단으로, 때로는 교육적 목적으로 접했다.

알파 세대의 특징은 무엇인가.

"알파 세대는 온전히 21세기 출생자로만 구성된 첫 세대다. 오로지 디지털 시대만 경험해본 이들로 지갑이나 아날로그 시계를 평생 가질 일이 없다. 알파 세대는 윗세대와 동시대를 살면서 같은 기술을 이용하지만, 활용 방식이 매우 다르다. 이들은 시각적 자극에 민감해서 구글이 아닌 유튜브를 검색 엔진으로 활용한다. 어려서부터 ‘헤이 시리’ ‘헤이 구글’을 익히면서 기계와 소통한다."

알파 세대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은 역사상 인구수가 가장 많은 세대다. 2025년 20억 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25% 이상을 차지한다. 알파 세대의 수명은 사상 최장으로, 대부분 22세기까지 산다. 이들은 기술력과 모빌리티의 발전으로 문화적 다양성을 폭넓게 경험하는 첫 ‘글로벌 세대’다."

한국은 저출산으로 알파 세대의 비중이 2025년 11%에 불과하다.

"알파 세대는 수적 영향력을 넘어서 역대급 경제적 영향력을 자랑한다. 이들은 부모의 소비 활동에도 결정권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공간에서 인기를 끄는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들은 어린 나이부터 콘텐츠를 공유하고 전 세계 또래 그룹과 연결된다. 정보에 정통하고 취향이 확고하다. 한국에서 알파 세대의 비중이 작더라도, 한국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알파 세대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특히 맥크린들 연구소는 아시아의 알파 세대가 지닌 영향력을 강조했다. 2025년 알파 세대의 아시아 인구수는 10억 명으로 전 세계 대륙권에서 가장 많을 전망이다. 맥크린들 연구소장은 "현재 일주일에 150만 명의 아기가 아시아에서 태어난다"면서 "알파 세대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에서 태어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의 ‘자이언트 베이비’ 알파 세대가 함의하는 바가 있나.

"경제적 영향력을 무시 못 한다. 아무리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이들과 연결 고리를 만들지 못하면 미래가 없다. 삼성과 같은 아시아 브랜드가 유럽·미국 브랜드보다 경쟁력을 이어 나가기 유리하다. 또 아시아의 문화적 영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틱톡이나 위챗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나 K팝·발리우드 등 문화 콘텐츠가 서구권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지 않나. 아시아 공동체의 디아스포라(고국을 떠나는 사람·집단의 이동)가 전 세계 주류 문화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알파 세대의 고참 2010년생이 성인이 되는 시점은 2029년. 이들이 바꾸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최근 1990년대생의 조직 생활을 분석한 임홍택 작가의 ‘90년생이 온다’가 인기를 끌었다. 비슷한 호기심에 맥크린들 소장에게 알파 세대의 조직 문화를 물었다.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은 회사 조직을 당황하게 했다. 수직적 조직 구조를 수평적으로 바꿨기 때문인데.

"알파 세대는 유연한 노동 시장에서 직종을 끊임없이 바꿀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 일과 여행을 병행하는 삶, 조기은퇴와 업무복귀에 익숙하다. 그만큼 고용에 목매지 않고 고용주에게 의존하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이들은 기업가적인 면모와 혁신적인 사고를 추구한다. 이는 불확실성의 세계에서 혁신을 추구하면서 형성된 사고이기도 하다. 노동 시장에서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적응력을 키우는 교육도 중시될 것이다. 현재 정보를 전달하는 교실은 생활력이나 사교성과 같은 적응력을 배우는 공간으로 변모할 것이다. 새로운 세계를 위해 다른 방식으로 교육받는 세대다."

현재 Z세대는 기후 변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다소 이르지만, 알파 세대의 사회적 어젠다는 무엇일까.

"기후 변화는 매우 강력한 어젠다로 존재할 것이다. 또 다른 핵심 어젠다는 정신 건강이다. 부정적인 댓글을 보고, 사이버 불링(cyber bullying·온라인상에서 특정 인물을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행위)을 접하고, 소셜미디어에서 남과 비교하는 것에 익숙한 세대다. 글로벌 세대인 만큼 경쟁의 장도 글로벌 스케일로 커진다. 현재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신체 단련(fitness)이 사람들의 관심사인 것처럼, 미래에는 정신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 단련을 중시할 것이다. 선제적으로 불안을 조절하고 알맞은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앞서 우려되는 지점을 언급했지만 나는 기대감이 더 크다. 알파 세대는 훌륭한 지도자의 자질이 있다. 정서 지능, 사교성,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이해도와 협력 능력이 뛰어난 세대로, 격변의 시기에 조직원의 정신 건강을 고려하면서 결속력을 다질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역대급 기술력과 글로벌 단위의 연결성으로 가장 많이 교육받은 세대로 자라날 것이다. 이들이 인도하는 22세기는 매우 낙관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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