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독려, 한국에선 전시회 개최
한국선 안심해도 된다? 명품 구찌의 '선택적 거리두기'

구찌 전시가 열리는 대림미술관 티켓 부스, 17일부터 7월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의 온라인 입장권은 모두 동이 났다.

이탈리아 명품 구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도 국내 전시를 감행했다. 본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독려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에서는 오프라인 행사를 주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구찌는 17일 서울 대림미술관에서 '이 공간, 그 장소 : 헤테로토피아' 전시를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서울의 다채로운 문화와 현대미술에 대한 지원을 위해 마련한 문화 예술 프로젝트로, 17일부터 7월 12일까지 열린다. 당초 3월 12일에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확산세에 전시 일정이 한 달여가량 늦춰졌다

구찌는 감염증 확산 예방을 위해 온라인 사전 예약으로만 관람하도록 했다. 또 언론 홍보와 사전 이벤트 등도 생략한 채 카카오톡 채널 등 소셜미디어(SNS)로 홍보를 진행했다.

하지만 조용한(?) 홍보가 무색할 만큼 전시는 첫날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모았다. 비가 내리는 평일임에도 미술관 앞은 아침부터 관람객들이 몰려들었고, 티켓 예매처인 네이버 티켓 판매창은 매진으로 판매가 중단됐다.

구찌 전시 중인 대림미술관. 온라인 예매자만 관람이 가능하다.

미술관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만 예약을 받고 있는데, 준비된 티켓이 모두 소진돼 부득이하게 판매를 중단했다"며 "차후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관람 인원을 조정해 더 많은 관객이 관람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술관은 관람객 모두에게 코로나19 발생지역 방문 등의 질의와 개인정보 등을 담은 방명록을 작성케 하고, 스텝과 관객들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또 관람객 간 최대 2m 간격의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우려감을 드러낸다. 주부 백모(38) 씨는 "학교 개학도 하지 못하고 온 국민이 감염 예방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을 모으는 행사를 감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수진(29) 씨도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런 전시를 진행하는 구찌와 미술관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구찌 본사의 행보와는 대조적인 모습으로 의문을 자아낸다.

구찌의 코로나19 극복 캠페인.

구찌를 소유한 케어링 그룹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연대 대응 기금'을 지원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이탈리아 의료 종사자를 위한 110만 개 수술용 마스크와 5만5000개의 보호복을 기부하는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다양한 공익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구찌 공식 인스타그램도 상품 광고를 중단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손씻기를 장려하는 삽화를 배포하거나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예술감독)인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직접 나서 집에서 책을 읽고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소개하는 식이다.

이에 구찌코리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본사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사전 홍보를 자제하고 관람객들이 최대한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고민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