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식 주문 앱 1위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이 요금 체계를 개편했다 여론의 몰매를 맞고 10일 만에 철회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1일 기존 월 정액제에서 매출에 대한 수수료를 내는 정률제로 요금 체계를 바꿨다. 그러면서 "수수료를 기존 6.8%에서 5.8%로 낮췄고, 이는 국내외에서 가장 낮은 수수료"라고 밝혔다.

하지만 음식점들은 오히려 "수수료 부담이 커졌다"며 반발했다. 기존 요금 체계는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면 됐지만, 이번 개편으로 매출이 많은 음식점일수록 더 많은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배달의민족이 더 많은 이익을 챙길 수 있는 구조였다. 마치 회사가 손해를 보면서 수수료를 낮춘 것처럼 포장해 선전했지만 실상은 정반대였던 것이다.

배달의민족의 급작스러운 수수료 인상은 총선과 맞물리면서 정치권으로 확산됐고 독과점 횡포 논란으로 이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배달의민족의 요금 체계 변경이 국내 배달 앱 시장 경쟁을 제한하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말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의 합병을 발표했고 현재 공정위는 두 회사의 기업결합심사를 진행 중이다. 두 업체가 합병하면 사실상 국내 배달 앱 시장을 100% 지배하게 된다.

공정위까지 움직이자 배달의민족은 한 발 물러났다. 지난 10일 공식 사과문을 내고 내달 1일 기존 요금 체계로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요금 개편과 철회 과정에서 배달의민족이 그간 숨겨왔던 시장 독점 경영 마인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공정위 합병 승인이 나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DH와의 합병으로 인한 시장 독점 상황을 전제로 수수료 인상에 나선 것이다.

배달의민족이 DH와 합병 발표 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수수료 인하, 할인 등을 펼쳤던 것과는 대조된다. 더욱이 배달의민족은 요금 체제를 개편해 수수료를 낮췄다며 거짓 선전했다. 공정위가 DH와 합병을 승인할 경우 배달의민족은 국내 배달 앱 시장을 100% 차지한 완전 독점 지위를 활용해 큰 폭의 수수료 인상과 음식점 매출에 비례한 수수료 할증 등 폭리를 취하는 요금 변경을 마치 음식점과 소비자를 위하는 것처럼 포장해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들은 지난 1998년 정부가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를 허가한 후 매년 자동차 값이 빠르게 올랐던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DH의 합병도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것임을 이번 배달의민족 사태는 보여줬다. 공정위는 배달의민족과 DH의 합병을 승인할 경우 수수료의 가파른 인상으로 음식점과 소비자가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