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초반에는 외출 자체를 안 했죠. 하지만 한 달 넘게 집에만 있으니 너무 답답하고 우울해져서 마스크랑 손 소독제를 챙겨 백화점에 나왔어요. 세일기간이라 그런지 의외로 사람들이 많네요."(30대 주부 이모씨)

코로나 19 확산에 매출 급감 위기를 겪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손님이 차츰 돌아오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들은 올해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 유례없는 매출 급감을 경험했다. 당시 자고 일어나면 코로나 19 확진자가 수백명씩 쏟아지고, 확진자가 다녀간 매장은 임시휴업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A유통사 임원은 "정부가 외출을 자제하라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백화점과 마트는 전년 대비 매출 감소 폭이 줄어들며 최악의 상황은 지난 듯하다"며 "하지만, 아직 완전한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고 상황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봄 정기세일을 시작한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고객들이 골프 등 스포츠 의류 할인 품목을 고르고 있다.

◇ 코로나로 30~60% 뚝 떨어졌던 백화점 매출... 감소 폭 한자릿수로 완화

백화점들은 코로나 직후 매출이 한때 전년 대비 30~60% 넘게 줄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세일 효과와 함께 매출 감소 폭이 한 자릿수로 줄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2월 24일부터 3월 21일까지 매출이 전년 대비 64% 급감했다. 특히 여성 패션 상품은 코로나 사태 이후 한 때 매출이 전년 대비 7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백화점 전체 매출 감소 폭은 3월 한 달로는 34%를 기록한 데 이어 4월 들어 12일까지는 8.5%로 축소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결혼을 준비하는 고객들의 가전 수요를 포함해 가구, 홈패션 등 비패션 부문의 매출이 늘었다"며 "3월 중반부터는 패션 중에서는 레저, 아웃도어, 스포츠 의류 매출이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에도 전년 대비 매출 감소 폭이 3월 1~15일 34.2%를 기록했지만, 3월 16~31일에는 감소 폭이 15.1%로 줄었다. 4월 들어서는 13일까지 전년 대비 매출 감소 폭이 13%로 줄었다. 현대백화점도 월별 매출 증가율이 2월 -17%에서 3월 -32.1%로 바닥을 찍고 4월 들어서는 -8.6%로 개선됐다.

업계 관계자는 "2월 말에서 3월 초에는 코로나 확진자가 많았고, 확진자 방문에 따른 임시 휴점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며 "상황이 나아지고 있기는 하지만, 언제라도 집단감염 소식이 나오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백화점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역을 강화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외출을 못 해 답답해하던 고객들이 하나둘 마스크를 쓰고 외출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 대형마트 생필품과 집밥 재료 수요 커지며 선방

대형마트는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은 편이다. 이마트는 2월 매출이 전년 대비 9.6% 감소했지만, 3월에는 감소 폭이 6.9%로 줄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마트는 매출이 감소세를 보였지만, 물건을 대량으로 묶어 판매하는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는 오히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2월 20.4%, 3월 13.6% 늘었는 것이다.

롯데마트도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이 2월 -15.5%에서 3월 -6.8%로 줄어든 데 이어 4월(13일까지)에는 -3.6%로 나타났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이 '심각'으로 격상된 2월 23일 직후엔 라면, 휴지, 컵밥 등 생필품 위주로 수요가 컸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고 재택근무자가 늘면서 최근에는 신선식품에 대한 수요도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 2월 22일 오후 10시 45분 쿠팡 로켓프레시의 모든 상품이 품절된 모습.

◇ 온라인 주문 폭증도 점차 완화...주문 증가 폭 줄어

코로나 여파에 급증했던 '온라인 사재기'는 점차 사그라는 모양새다. 감염 우려에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확산하며 급증했던 온라인 쇼핑몰 주문 증가 폭은 점차 줄고 있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 쿠팡은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 약 일주일 만인 지난 1월 28일 하루 배송량이 역대 최고치인 330만개를 기록했다. 당시 쿠팡의 새벽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 가능 물량을 넘어설 정도로 주문량이 급증해 조기 품절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3~4월 현재 쿠팡의 하루 평균 배송량은 250만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하루 평균 배송량이 170만개였던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코로나 사태 초기에 비해서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1월, 2월, 3월 식품 상품군 판매량은 각각 전달 대비 6%, 9%, 7% 증가했지만, 이달 1~5일 판매량은 전달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했다.

코로나 19 사태 초반 보이던 마스크 사재기 열풍도 주춤해졌다. G마켓에서 마스크와 손 세정제가 포함된 '건강·의료용품' 상품군은 지난 1월과 2월 판매량이 전년보다 각각 411%, 358% 폭증했다. 하지만 3월 들어서는 해당 상품군 매출이 전년 대비 2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옥션에서도 '건강·의료용품' 상품군은 1월과 2월 전년 대비 판매량이 각각 154%, 249% 늘었지만, 3월에는 오히려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는 주문 폭증에 따른 재고 부족으로 온라인상 거래가 어려워졌고, 여기에 마스크 5부제 시행으로 공급이 다소 안정화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