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감원 공포 거스르는 김택진의 야심
"LW는 리니지와는 다른 글로벌 게임될 것"
처음 추진 콘솔 게임도 글로벌 무대 겨냥

엔씨소프트(NC)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광범위한 신작 제작진 모집에 나서고 있다. 리니지·블레이드&소울 등 기존 지식재산권(IP) 관련 모바일 게임은 물론, 콘솔(거치형 게임기) 게임 제작을 위한 채용도 활발하다. "2020년 모바일·콘솔 플랫폼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김택진 NC 대표의 선언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해 9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을 소개하고 있다.

14일 NC 채용 홈페이지에는 총 72건의 채용공고가 올라와 있다. 특히 ‘프로젝트LW’와 ‘차세대 콘솔’ 관련 채용공고가 눈길을 끈다.

NC는 ‘프로젝트TL’로 불리는 PC 리니지 후속작을 개발 중이다. ‘TL’은 더 리니지(The Lineage)의 약자로,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한 리니지 본가(本家) 후속작이다. 프로젝트TL은 2017년 공개돼 차세대 리니지로 주목받아 왔지만, 프로젝트LW라는 명칭은 생소하다.

NC는 채용공고에서 프로젝트LW에 관해 "리니지 IP로 언리얼 엔진을 사용해 3D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멀티 플랫폼으로 제작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라고 설명하고 있다. NC 관계자는 "프로젝트LW는 리니지 월드와이드(Lineage Worldwide)로 소개된 게임의 내부 프로젝트 명"이라며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해 신규 제작 중인 게임으로, 기존 리니지와는 다른 게임성을 지닐 것"이라고 했다.

리니지는 국내에선 가장 파괴력 있는 IP로 평가 받지만, 해외 시장에선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프로젝트LW는 기획단부터 글로벌 시장을 위해 만들어질 전망이다. 출시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듯하다. 현재 모집중인 분야는 온라인 게임의 ‘뼈대’를 만들 서버·엔진·클라이언트 프로그래머와 그래픽을 담당할 원화가 등이다. 이는 제작이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음을 나타낸다.

NC는 차세대 콘솔 게임 제작 인력도 모집하고 있다. NC는 PC와 모바일에선 연이은 성공을 거둬왔지만, 콘솔 게임 출시 경험은 없다. 콘솔 게임 제작은 김택진 NC 대표의 숙원이다. 김 대표는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나날이 성장하는 글로벌 콘솔 게임시장도 새로운 무대"라며 "여러 콘솔 게임을 준비 중이며, 새로운 장르의 게임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엔씨소프트가 제작 중인 PC·콘솔 리듬 게임 ‘퓨저’.

콘솔 프로젝트는 ‘차세대’를 강조하는 만큼, 올해 말 출시될 신규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시리즈 X를 위한 게임으로 보인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8년만의 새 콘솔로 제작하는 만큼 기존 NC 게임 중 가장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신규 콘솔 게임은 리니지에서 벗어난 새 IP로 예상된다. NC는 컨셉 아티스트 공고문에서 ‘현대·근미래 배경의 극사실적인 비율’을 요구하고 있다. 리니지는 중세 판타지 배경으로, 현대적인 배경과는 거리가 멀다.

NC는 블레이드&소울 기반 모바일 게임을 위한 인력도 모집하고 있다. NC는 블레이드&소울2, 블레이드&소울M, 블레이드&소울S 3종 모바일 게임을 제작 중이다. 세 게임은 당초 2019년말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다만 NC가 마케팅 관련 채용을 진행하는 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신작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C가 다양한 신작을 준비할 수 있는 배경엔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성공이 있다. 리니지M은 출시 이후 지난해 11월 리니지2M 출시까지 줄곧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기록해왔다. 리니지2M이 출시된 이후로는 1위를 넘겨줬지만 2위를 유지하고 있다. 리니지 형제가 매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NC가 올 1분기 영업이익 2778억원, 매출 705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49%, 96.5% 늘어난 수치다.

NC는 ‘리니지 쌍두마차’로 벌어들인 수익을 신작 개발에 투입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낸다는 계획이다. NC 관계자는 "PC, 모바일,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장해 글로벌 종합게임기업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