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실거래가가 급락과 역대 최고가를 오가며 요동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가격이 이리저리 튀자 수요자들도 덩달아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도곡삼성 전용 73㎡는 지난달 5일 16억원(8층)에 역대 최고가로 거래됐다. 전고점 대비 1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5일 뒤엔 같은 면적이 2억원 이상 뚝 떨어진 13억8000만원(10층)에 팔렸다.
강남구 수서동 삼익아파트 전용 60㎡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9일 11억6500만원(9층)으로 역대 최고가와 근접하게 거래됐는데, 하루 뒤 3억원이 떨어진 8억5000만원(15층)에 거래됐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84㎡의 경우에도 올 들어 전고점 대비 1억원 가량 낮은 19억원 대로 주로 거래되다 지난달 6일 16억원(8층)에 시세보다 3억원 가량 뚝 떨어진 가격이 신고됐다. 이 거래는 부자(父子)간 특수 계약이었다는 점이 뒤늦게 확인됐고, 6일 뒤 19억500만원(7층)으로 기존 시세대로 거래가 신고됐다. 지난 7일엔 22억원(11층)에 역대 최고가로 거래됐다.
강남 전역으로 대상을 넓혀봐도 하락세가 비교적 뚜렷한 단지가 있는 반면, 신고가가 거래된 단지가 있어 혼조세다. 반포래미안퍼스티지 59㎡는 지난달 6일 23억원(26층)에 역대 최고가로 팔렸다. 반면 대치삼성 97㎡는 전고점 대비 2억원 떨어진 22억원(20층)에 지난달 21일 거래됐다. 반포힐스테이트의 경우 84㎡가 지난달 12일 1억원 가량 떨어진 22억원(18층)에 거래됐는데, 155㎡는 지난달 25일 34억5000만원(21층)에 팔려 신고가였다.
급락과 신고가를 오가는 이같은 실거래가 양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는 모양새다. 다만 코로나 국면의 종식 시기에 달렸다는 의견이 많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일부 실거래가로 시장을 해석하는 덴 무리가 있다"면서도 "지나치게 큰 폭으로 오르거나 떨어진 거래는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로 의심된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 여파로 집값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강남 집값 향방도 코로나 종식 시기에 달렸다"면서 "앞으로 한 달 안에 종식되면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이고, 두세 달을 넘기면 기업 도산과 함께 집값도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같은 면적이어도 동과 향(向), 한강 조망권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정교하게 비교할 필요가 있다"면서 "가격 등락만 따지기엔 무리가 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가 상반기 내 마무리된다면 집값은 조정 받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면서 "상반기가 지나고 코로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해질 경우 집값 향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코로나와 상관 없이 아예 하락이나 상승으로 대세를 전망하는 경우도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국면이 전환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면서 "국내 부동산 경기는 고점을 통과하는 중이거나 통과한 직후 정도로 판단되는데, 시장흐름이 바뀌는 과정에서 이같은 혼조세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침체기로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거래량이 매우 적은 가운데 발생한 계약이라는 점에서 신고가든 급락한 물건이든 딱히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코로나 사태로 일부 조정은 받겠지만, 강남은 여전히 수요자가 몰리는 입지여서 심리적인 위축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하반기부터 V자 형태로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