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은 14일 북한이 총선 하루 전인 이날 강원도 문천 일대에서 순항미사일 여러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북한이 2017년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시험발사한 신형 지대함 순항미사일.

북한이 14일 오전 강원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 발을 발사하고, 초계 비행 중인 수호이 전투기가 공대지 미사일을 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군 당국은 북한이 4·15 총선을 하루 앞두고 미사일 도발에 나선 배경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추가적인 군사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 한·미 정보당국은 관련 사항을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부터 40여분간 원산시 북부인 문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순항미사일 수발을 발사했다. 또 원산 일대에선 수호이 전투기가 영공에서 활동하며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 수호이 전투기는 당시 중국 군용기가 북·중 영공 중첩 지역에 진입하자 초계 활동 차원에서 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북·중 간에 영공 문제가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영공 방어를 위한 비행 활동이라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순항 미사일 발사와 전투기 공대지 미사일 발사가 연계된 것으로 평가하느냐'는 물음엔 "일련의 활동으로 봐야할 지는 좀더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내일이 북한의 주요 행사인 김일성 생일이기 때문에 관련 일정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해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며 "아침부터 상황이 발생해 계속 관리(주시)했다"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4월 16일 공군 제1017군부대 전투비행사들의 비행훈련을 현지 지도했다. 김정은 뒤편으로 북한이 운영하는 수호이-25 전투기의 모습이 보인다.

미사일과 전투기 활동 외 다른 군사 활동은 포착된 게 없느냐는 질문엔 "현재까진 없다"고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했느냐'는 물음엔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이런 훈련이 있었던 때를 참고하면 될 것"이라며 김정은의 참관 가능성을 높게 봤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것은 지난달 29일 '초대형 방사포'를 동해상으로 발사하고 16일 만이다. 올해 들어선 5번째 발사다. 합참 발표대로 이번 발사체가 순항미사일이라면 2017년 6월 8일 이후 약 3년 만에 순항미사일을 쏜 것이다. 당시 북한 미사일은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북동 방향으로 최고고도 약 2㎞, 비행거리 약 200㎞를 비행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이날 발사한 순항 미사일도 3년 전 미사일과 유사한 궤적을 보였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발사가 태양절 경축과 더불어 4·15 총선을 하루 앞두고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그동안 북한이 태양절을 앞두고 미사일을 발사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내부 결속을 위한 의도라기보다는 남한의 총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라고 봐야 한다"며 "총선과 관계 없이 작년부터 주기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해온 것을 건너 뛰지 않고 계속해서 발사하겠단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