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황급히 역풍 차단 부심
이낙연 "끝까지 겸손하게"
野 맹공격 "文정권 견제를"
황교안 "오만" 박형준 "섬뜩"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10일 저녁 "4·15 총선에서 범진보 180석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황급히 역풍 차단에 나섰다. 유 이시장 발언으로 "집권여당이 오만하다"고 비춰질 경우 유권자의 견제 심리가 나타나 보수층이 결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미래통합당의 '막말 논란'과 설화로 범여권 압승 전망이 나오는 현 판세가 흔들릴 수 있다. 통합당은 이날 서울 광화문과 경기 수원 등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집단 유세를 열고 유 이사장의 발언을 근거로 "여당을 견제할 힘을 달라"며 호소에 나섰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왼쪽)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가 12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일대에서 거점유세를 하고 있다(오른쪽)

◇이낙연 "누가 국민 뜻 안다 함부로 말하나"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구기동 유세에서 "나는 선거가 끝나는 순간까지, 아니 선거 이후에도 늘 겸손하게 임하겠다는 다짐을 여러분에게 드린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 민주당 안에 있는 사람도, 때로는 밖에 있는 분이 더 심하게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곤 한다"며 "그런 일은 조심하는 게 훨씬 낫다"고 했다.

이는 유시민 이사장의 '범진보 180석' 발언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누가 국민의 뜻을 안다고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는가"라며 "이제까지 기자들로부터 수없이 같은 질문을 받았지만 한번도 그에 대해 숫자를 언급하거나 어느 쪽 방향을 말하거나 한 적 없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 뜻은 늘 준엄하다. 국민 앞에 늘 심판받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임하고 국민을 두려워해야 한다"며 "이 말씀을 우리 당원 동지와 지지자들에게 거듭거듭 드린다. 내가 나부터 그렇게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130+α' 발언을 했던 이근형 위원장도 페이스북에서 "느닷없이 180석 논란이 생겼다"며 "우리 쪽과 가깝다고 알려진 논객이 빌미를 줘 버렸다"고 했다. 그는 "야당은 '심판론'으로 안 되니 '견제론'으로 전략을 약간 수정하고 싶을 것"이라며 "'오만한 여당, 견제가 필요하다' 등 남은 3일 동안 파상공세가 예상된다. 180석 논쟁이 'α'의 크기를 축소시킬 위험성이 크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민주당 서울 구로을 윤건영 후보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선거가 다 끝난 것처럼 오만한 태도는 안 된다"며 "현장에서 민심을 보도 듣는 저로서는 '지역구 130석, 범진보개혁정당 180석' 말들이 조금 위험하게 보인다"고 했다. 그는 "조사 설계에 따라 들쑥날쑥 결과도 달라지는 여론조사에 취할 때가 아니다"라며 "수도권은 거의 모든 지역이 '경합지역'이라고 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종로구 후보와 오세훈 광진을, 나경원 동작을 후보를 비롯한 서울지역 후보들, 유승민 의원, 박형준, 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대국민 호소 합동유세를 하고 있다.

◇유승민 "민주당 과반하면 文독재 시작될 것"

통합당은 이번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과 '경제 실정론'으로 여당에 맞서 왔다. 여기에 유 이사장의 '범진보 180석' 발언을 근거로 '여당 견제론'이 추가해 유권자를 공략하고 있다. 아직 어디에 표를 줄 지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이 주장에 동의하면, 수도권 접전 지역의 당락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그 예측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섬뜩했다"며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에서 의회 독점까지 이루어져 친문(親文)패권의 나라가 되는 것만은 막아달라"고 했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4·15 총선 대국민 호소 유세'에서 "문재인 정권의 오만이 극에 달했다. '180석을 얻겠다'고 하고 있다"며 "표는 국민이 줘야 하는 것이다. '내가 180석을 얻겠다'는 것은 국민을 주인으로 생각하는 자세가 전혀 아니다. 이런 무도한 정권, 우리가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도 "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하면 '우리 이니(문재인 대통령)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문재인 독재가 시작된다"며 "민주당이 국회 과반을 차지하면 앞으로 우리 국민들이 정말 겪어보지 못한 일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 10일 노무현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방송된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민주당에서는 조심스러워서 130석 달성에 플러스 알파(α)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압승을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