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퇴근길 정체에 서울 중구→하남 시간 못 맞춰
일각 "車 실망에 선거 포기하나" 추측
김종인⋅황교안 내일 조찬
車 '탈당 권유' 후폭풍 수습 나설 듯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이 10일 오후 서울 동작갑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장진영 후보의 유세가 열린 서울 장승배기역 인근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늦게 예정된 경기 하남 후보 지원 유세 일정을 갑자기 취소하면서 '김 위원장이 이번 선거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중도사퇴설이 정치권에 한 때 돌았다.

이날 오전 통합당 윤리위가 '세월호 막말' 논란의 차명진(경기 부천병) 후보에게 '탈당권유' 징계를 내린 것과 관련해 김 위원장이 실망해 중도 사퇴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었다.

김 위원장이 황 대표와 오는 11일 오전 서울 종로 모처에서 조찬을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김 위원장 사퇴설은 힘을 얻었다. 당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이 황 대표를 만나는 자리에서 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선거 지휘를 포기할 가능성도 거론됐다.

김 위원장이 통합당 후보는 물론이고 당의 역량과 시스템에 실망했을 것이란 이야기다. 이날 오후 황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차 후보에 대한 '탈당 권유'는 "윤리위 독자적 판단"이라며 "숙의하겠다"고 했다. 이날 오전 당 윤리위 결정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의 판단이 한심하다"고 한 발언도 회자됐다.

김 위원장 측 관계자는 "서울 도심(중구)에서 경기 하남까지 교통 상황이 여의치 않아 연기한 것"이라며 포기설을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전날 오전 대국민 사과 때 이미 '포기하고 싶은 때도 있었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힘을 냈다'는 메시지 낸 것에서 변한 것은 없다"고 했다.

일정 취소 공지 30여분 만인 오후 6시쯤 취소됐던 일정을 추가한다는 공지가 다시 올라오면서 사퇴설은 일단락 됐다.

김 위원장의 사퇴설이 돌 정도로 이날 하루는 차 후보 징계 건을 놓고 긴박하게 돌아갔다. 이날 오전 윤리위는 차 후보에 대한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당적을 당장 박탈하는 '제명'이 아니어서 차 후보에게 총선 완주의 길을 열어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윤리위는 징계 결정의 이유로 상대 후보의 '짐승' 발언에 대한 방어와 해명 차원인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은 윤리위의 이번 결정은 '아스팔트 우파'로 통하는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날 차 후보의 발언을 보고받은 김 위원장과 황 대표는 즉시 '제명' 조치를 지시했고, 대국민 사과를 하며 수습에 주력했다. 하지만 당 자유게시판과 보수 유튜브 채널 등을 중심으로 차 후보 제명에 반대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통합당 게시판에는 "차 후보를 제명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고, 당사 사무실에는 항의 전화가 쇄도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과 황 대표가 즉시 제명을 요구했지만 당 윤리위는 전날 하루를 건너뛰고 이날 오전에야 열렸다. 통합당 관계자는 "선거가 닷새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윤리위가 선대위 지도부 의견에 반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이 소식을 접한 김 위원장은 "윤리위가 그렇게 판단했지만, 위원장 자격으로 나는 차 후보를 통합당의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 후에 기자들이 질문을 거듭하자 "누구 이야기를 하는 지 모르겠다. 나는 그런 사람 모른다"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유승민 의원은 서울 마포을 김성동 후보 지원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그렇지 않아도 수도권 선거가 어려운데 굉장히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본다"며 "(윤리위 결정) 문제에 대해선 김종인 위원장과 황교안 대표 두 분이 결단을 내려야 할 문제다. 정치적 판단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취소했던 경기 하남 이창근 후보 지원 유세 일정을 오후 7시로 미뤄서 했다. 오는 11일 김 위원장과 황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는 차 후보 사태 후폭풍에 대한 수습 전략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