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힘겹게 이뤄낸 감산 합의가 멕시코의 반발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OPEC+가 하루 1000만 배럴의 석유 감산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멕시코가 반대하며 회의장을 나갔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9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오펙) 회원국과 비회원 산유국 연합체인 OPEC+(오펙 플러스)가 중남미 국가의 협력을 얻기 위해 10일에도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OPEC+ 대표단은 앞서 9시간에 걸친 화상회의 결과 5~6월에 하루 1000만 배럴씩 감산하기로 '잠정' 합의 했다고 밝혔다. 국제유가 전쟁을 촉발한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각각 하루 850만 배럴씩 줄이고 모든 회원국은 생산량의 23%를 감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처음부터 합의 내용에 부정적이었던 멕시코가 끝내 합의안에 거부하며 회의장을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로시오 날레 멕시코 에너지 장관은 회의에서 5~6월 생산량을 하루 10만 배럴 줄이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멕시코 하루 생산량의 6% 정도로 오펙 플러스 합의안과는 차이가 크다.

블룸버그는 주요 20개 산유국 에너지 장관이 모이는 10일 회의에서 큰 폭의 감산 합의가 이뤄진다면 오펙 플러스 합의 이후 하락한 국제유가를 되돌리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의에는 미국, 캐나다도 참여한다.

OPEC와 러시아 관계자들은 오펙 플러스에 속하지 않은 다른 나라들도 500만배럴의 생산량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에 감산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자국의 감산은 언급하지 않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이날 국제유가는 대규모 감산 기대감에 상승 출발했으나 장중 급락 했다. 5월 인도분 서브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9.3% 내렸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6월물 브렌트유도 4.1%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