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충격으로 이익을 얻는 이른바 ‘블랙 스완’ 헤지펀드가 지난 1분기(1~3월) 4144%의 기록적인 수익률을 거뒀다.

8일(현지 시각)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은 마크 스피츠나겔이 그의 자산운용사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 고객들에게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마크 스피츠나겔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 대표.

스피츠나겔 대표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예언한 나심 탈레브가 쓴 베스트셀러 ‘블랙 스완(The Black Swan, 절대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사태를 대비해 헤지펀드 투자에 나섰다. 스피츠나겔 대표는 나심 탈레브의 후배이자 전 동료이며 탈레브는 현재 유니버사의 과학 고문이다.

스피츠나겔 대표는 "최근 주식 시장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면서 "펀드의 꼬리 위험 헤지 전략으로 놀라운 40배의 이익을 봤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블랙스완 사태를 대비해 매달 보험을 들어뒀고 옵션과 여러 상품을 활용하는 전략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만약 투자자가 유니버사에 자산을 갖고 있다면, 뉴욕 증시의 폭락에도 상당부분 플러스 수익률을 올린 셈"이라고 전했다.

스피츠나겔 대표는 지난 2월 ‘위대한 달’을 보냈다고 언급했고 3월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패를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이번 (자산) 매각은 몇달만의 이득만 되찾은 셈"이라면서 "‘진정한 충돌’은 10년을 되돌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니버사는 2015년 8월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이상 폭락했을 때에도 하루에 10억 달러 이상의 순익을 올리기도 했다. 스피츠나겔 대표는 다음 시장의 붕괴를 예상하며 몇년 동안 적은 손실을 입는 베테랑으로도 유명하다.

앞서 WSJ은 "유니버사의 방어 전략은 매달 조금씩 보험료를 지불하되 아주 드물게 상당히 큰 보상을 받는 방식"이라면서 "수익은 몇년간 마이너스일 수 있지만, 2018년 2월까지 10년간을 보면 이 전략은 미국 증시를 압도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웃라이어’,’ 블링크’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한 말콤 글래드웰 역시 2002년 ‘블로잉 업(Blowing up)’에서 스피츠나겔 대표를 인용하기도 했다.

스피츠나겔 대표는 글래드웰에게 "10년 동안 피아노를 치고 있는데도 여전히 ‘젓가락 행진곡’을 연주할 수 없는 것과 같다"면서 "당신이 계속해야 할 것은 언젠가 일어나서 라흐마니노프처럼 연주할 것이라는 믿음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