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코에이 게임 모바일판으로 한때 흥행… 출시 4년만에 급작스런 종료
"작년 본사 매각 추진 철회후 속도내는 사업개편 일환" 해석

넥슨이 모바일 전략역할수행게임(SRPG)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서비스를 종료한다. 올해 들어 첫 대형 게임 서비스 종료다.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은 지난해 12월 이용자 간담회를 여는 등 지속적인 운영 의지를 보여왔다. 급작스러운 서비스 종료에 넥슨의 사업개편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따른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이날 오후 중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서비스 종료를 공지할 계획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서버 점검을 마친 후 서비스 종료 일자를 알릴 것으로 안다"며 "이미 2월말부터 월 정액권 판매를 중단하고, 별다른 공지가 없어 서비스 종료를 준비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전했다.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코에이가 1998년 내놓은 삼국지 조조전을 모바일로 이식해 호평 받아왔다.

공정거래위원회 모바일게임 표준약관에 따라, 게임 사업자는 서비스 종료 30일 전에 종료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또 청약철회불가 상품 외 사용 기간이 남아 있는 유료 아이템은 남은 가치의 10%를 더해 환급해야 한다. 때문에 게이머들은 월 정액 아이템 판매 중단을 서비스 종료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해석한다.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은 2016년 10월 출시한 모바일 게임이다. 국내에서도 인지도 높은 일본 코에이(KOEI)의 1998년작 '삼국지 조조전'을 모바일화했다.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은 원작을 완성도 높이 재현해 국내 삼국지 소설·게임 애호가들로부터 호평받았다. 출시 후 꾸준한 인기를 끌며 한때 구글플레이 매출 14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게임업계는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서비스 종료에 의아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은 출시 4년차를 맞아 매출이 떨어졌지만, 이용자 충성도가 높아 적자를 기록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넥슨은 2017년부터 2019년 연말까지 3년 연속 유저 간담회 '군주의 밤'을 열고 이용자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왔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삼국지 게임 특성상 유저 충성도와 연령대가 높아 일정 이상 수익은 꾸준히 기록했을 것"이라며 "적자 누적으로 게임을 접을 계획이었다면 큰 비용이 드는 이용자 간담회를 열지도 않는다"고 봤다.

다만 코에이로부터 지식재산권(IP)을 빌려온 게임인 만큼, 예상보다 넥슨이 거둔 수익이 적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코에이가 올해들어 모바일 삼국지 게임 출시 계획을 알린 점도 발목을 잡는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은 꾸준히 줄어드는데 IP 사용료는 지불해야 하니 넥슨도 고민이 많았을 듯하다"며 "출시 4년차를 맞아 IP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는데, 코에이가 스스로 모바일 삼국지 게임 제작에 나서 협상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는 이번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 서비스 종료를 넥슨이 진행중인 사업 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넥슨은 지난해 매각을 추진했다 철회한 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 중이다. 지난해말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야생의 땅: 듀랑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야생의 땅: 듀랑고는 2018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던 게임이다.

넥슨은 지난해 개발 중이던 5개 게임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추가 비용 투입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게임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을 개발한 넥슨 손자회사 '띵소프트'는 이 과정에서 '페리아 연대기' 제작을 포기하기도 했다. 페리아 연대기는 2011년부터 8년간 개발해온 대형 MMORPG였다. 게임업계는 페리아 연대기 제작에 600억원 가량이 소모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띵소프트 대표를 겸직하던 정상원 넥슨 부사장은 페리아 연대기 제작이 중단된 직후인 지난해 8월말 회사를 떠났다. 정 부사장은 과거 넥슨 대표를 맡기도 했던 인물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띵소프트를 이끌던 정 부사장이 퇴사하며, 사업개편 바람 속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의 '방패막이'가 되어 줄 인물이 없었을 것"이라며 "제작자도, 게이머도 애정을 갖고 만들어가던 게임이 사라지니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