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업소 종업원 증상 발현 전날까지 근무
룸 구조로 손님 50여명 중 5명만 동선 겹쳐
방역 당국 "접촉자 자가 격리 후 전수 조사"
정부 유흥시설 관리 강화 "밀폐 공간 위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인 유흥업소 여종업원의 접촉자가 동료 직원과 손님을 포함해 116명으로 조사됐다. 이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방역 당국은 전수조사해 최대한 감염 전파를 막는다는 계획이다.

8일 서울 강남구청에 따르면 역삼동 대형 유흥업소 종업원 A(여·36)씨는 지난달 27일 오후 8시부터 이튿날 오전 5시까지 이 업소에서 일하면서 동료 직원 110명과 손님 6명과 접촉했다. 서울시 질병관리과와 특별사법경찰, 강남구청은 현장 합동 조사를 벌여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접촉자를 파악했다.

조선DB

A씨가 일했던 당시 업소에는 손님이 50여명 있었으나, 2개 층에 나뉘어 있었고 여러 개 ‘룸’에 흩어져 있어 A씨와 동선이 겹치지 않았다고 한다. 방역 당국은 A씨 접촉자 110명을 모두 자가격리 조치하고, 검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사 결과가 나온 18명은 ‘음성’이라고 한다. 현재 의심 증상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코로나 잠복기가 2주인 점을 고려해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A씨는 지난달 26일 일본에서 귀국한 아이돌 그룹 멤버 B(남·37)씨를 만났다. B씨는 지난달 27일부터 증상이 시작됐고, 지난 1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도 사흘 뒤인 지난달 29일부터 코로나 의심 증상이 나타나 스스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A씨와 함께 사는 C(여·32)씨도 지난 6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2일 받은 검사에서는 ‘음성’이었으나 5일 재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다.

A씨는 서울시와 강남구 역학조사에서 당초 직업을 ‘프리랜서’라고 밝혀 접촉자 분류가 지연되기도 했다. 추후 조사에서 A씨가 증상 발현 전날까지 유흥업소에서 새벽 근무를 한 것이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이 유흥업소가 이날까지 166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구로 콜센터를 이을 집단감염지로 떠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유흥업소 업태 특성상 종업원과 손님들이 업소 출입 사실을 숨길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강남구 등 방역 당국은 CCTV나 카드 이용내역, GPS 등을 통해 대부분은 추적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역학조사 초기 단계로 검체 검사를 진행하고 있어 상황을 예단할 수 없다"며 "만약 추가 확진자가 나올 경우 적극적으로 역학조사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이번주부터 나이트클럽이나 감성주점과 같이 춤추는 클럽을 대상으로 매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집중 점검을 벌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