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는 상황에서 총선까지 다가오면서 국회에 계류돼있는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법안이 결국 20대 국회에서 통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여권 총선 후보들이 1주택 실수요자들에 대해 종부세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선거대책위원장이 비슷한 발언을 하는 등 이제까지 정부의 규제 방침과는 정반대의 흐름이 형성되고 있어 종부세가 다시 낮춰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는 상황. 하지만 추가로 종부세를 하향 조정하기는 어려울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7일 정치권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최근 종부세와 대출 규제 완화 등을 잇달아 언급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일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의 현실을 감안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1가구 1주택 실수요자들을 위한 대출 규제 역시 현실에 맞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어 지난 5일에는 '종부세 관련해 정부 정책에 변화가 있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 지도부에서 협의했다. 그렇게 조정이 됐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지역 출마 후보자 10명이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1주택자 종부세 부담 경감을 촉구한 바 있다. △1세대 1주택자 종부세 감면 △장기 실거주자 종부세 완전 면제 △주택연금 가입기준 9억원 상한 폐지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
주목할 것은 여권의 이런 움직임이 그동안의 문재인정부 부동산 정책 방향과 정 반대라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종부세를 올리고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는 등 총 19차례 부동산 규제 정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발표한 12.16 부동산 대책에서는 1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외 2주택 보유자에 대한 종부세 세율을 0.1~0.3포인트(p) 추가로 인상하는 안이 포함됐다.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9억원 이상 주택에 대해 현실화율을 최대 80%까지 상향하겠다고 했다. 최근 여권에서 이와 반대되는 주장이 잇달아 나오자 '총선을 앞둔 선심성 립서비스'라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실제로도 이미 종부세 인상 법안은 20대 국회 임기 내 통과되지는 못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 19 사태로 경기 침체 움직임이 있는데다, 총선을 앞둔 상황이다 보니 여권도 법안 통과에 적극적이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 시장에서는 종부세가 오히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주택 매수 심리와 건설경기 등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 가뜩이나 코로나 19 사태로 얼어붙은 경기를 더 둔화시킬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가 정책 기조를 바꿀 이유가 생겼다는 판단에서다.
여권 한 관계자는 "당 내에서는 일찍부터 종부세 완화 안에 대해 교감이 있었고, 정부에서도 '당초 법 취지와 다른 면이 있으니 그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는 주장에 큰 틀에서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정책으로 어떻게 구체화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당 차원에서 종부세 완화 안에 합의한다고 해도 정부 기조를 바꾸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선거가 끝나고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주체가 뚜렷하지 않은데다, 자칫 부동산 시장에 다시 기름을 부을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 여건으로만 따진다면 정부가 종부세 완화를 추진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강성 기조를 고려해서 보면 결국 어려워 보인다"면서 "선거용으로 급하게 나온 공약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정부가 당초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부동산을 경제활성화의 불쏘시개로 쓰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정책 기조가 바뀌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종부세 완화 공약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는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