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市 "경찰이 주문한 마스크 20만장, 미국이 빼돌렸다"
프랑스도 미국이 웃돈 주고 마스크 빼돌렸다 주장…美 "그런적 없다"

독일이 주문한 마스크 20만장이 경유지인 태국에서 돌연 미국으로 향하자, 독일이 "미국이 현대판 해적질을 했다"며 반발했다. 전세계적인 공급 부족이 나타나고 있는 마스크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마스크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 당국은 현지 경찰이 주문한 마스크 20만장이 태국에서 압수돼 미국행 비행기에 옮겨졌다고 밝혔다. 안드레아스 가이젤 베를린 내무장관은 "미국의 현대판 해적 행위를 규탄한다"며 독일 정부에 "미국이 국제 무역 조치를 따르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 현지매체는 이 마스크가 미국의 대표적인 마스크 생산업체인 3M의 중국 생산공장에서 제작된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3M은 이런 내용을 부인했다. 3M 측은 성명을 내 "베를린 경찰로부터 중국 공장에 주문 받은 내역이 없다"고 밝혔다.

베를린 내무부는 이 마스크를 3M이 아닌 전문 의료 제품을 취급하는 독일 회사에서 구매 했다고 밝혔다. 마르틴 팔겐 내무부 대변인은 "이 독일 회사가 마스크가 태국에서 몰수 됐으며 미국으로 갔다고 경찰에 밝혔다"며 "마스크를 누가 어디서 만들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 매체들과 베를린 당국이 마스크 생산자로 3M를 지목한 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수출 규제 조치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방물자법을 발동해 3M에 마스크 생산을 명령한 뒤 아시아 및 캐나다와 중남미에 대한 마스크 및 인공호흡기 수출 중단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행정부는 그동안 '아프지 않으면 마스크가 필요없다'는 지침을 내렸으나 2일부터 전 국민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인용해 "외출할 때와 공공장소 등에서 자발적으로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릴 것을 권하며 의료용 마스크가 아닌 천 마스크 등의 안면 가리개를 권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도 미국에 의해 마스크를 빼앗겼다고 주장한 바 있다. 2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일부 프랑스 관리와 의사들은 중국에서 프랑스로 들어오려던 마스크 수백만 장이 상하이 공항에서 미국 업자들에게 '납치 당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와 관련된 업자들이 프랑스가 낸 돈의 3배를 주고 공항 계류장에서 마스크를 빼내 바로 미국으로 실어 날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중국에서 프랑스로 가는 어떤 마스크도 사들이지 않았다"며 "완전히 잘못된 보도"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