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서 대박 난 '어슈어런스 프로그램' 유사
출고 1달 내·변심 1년 내 사고에도 차량 무상 교환
코로나19로 어려움 겪는 車 시장에서 공격적 마케팅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공격적인 판촉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차량 구입 후 1년 내 실직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경우, 차량을 잔여 할부금으로 그대로 되사준다. 또 차를 산 뒤 1달 내에 마음이 바뀌어도 무상으로 교환해준다. 1년 내 사고가 날 경우도 별도 비용 없이 바꿔준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국 시장에서 도입키로 한 이들 프로그램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에서 도입해 반향을 일으킨 '어슈어런스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모든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적극적으로 나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행보다. 일종의 '역발상 경영'인 셈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실직·사고 발생 시 무상 환불·교환해드립니다"

현대차와 기아차 중국 법인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는 각각 이 같은 내용의 '신안리더(心安礼得·마음의 평온과 다양한 혜택을 드립니다)'와 '아이신부두안(愛新不斷·사랑하는 마음은 끝이 없다)' 캠페인을 4월부터 시작했다고 5일 발표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자동차 구매를 주저하고 있는 중국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베이징현대 신안리더는 고객이 차량을 받은 뒤 1년 내 일자리를 잃을 경우 차량을 그대로 베이징현대에 넘길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잔여할부금으로 차량 가격을 산정하는 데, 중고차 잔존가치가 잔여할부금보다 낮기 때문에 회사가 손해를 보게 된다. 또 베이징현대는 차량 출고 후 한달 내 고객의 마음이 바뀌면 다른 모델로 차를 바꿔주기로 했다. 또 출고 후 1년 이내 사고를 당할 경우에도 동일 모델 신차로 바꿔준다.

기아자동차의 중국 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 전시장에서 고객이 준중형 세단 K3를 살펴보고 있다.

둥펑위에다기아의 아이신부두안 프로그램도 거의 같은 방식이다. 할부기간 내 실직이나 전염병 등으로 소득이 없어져 할부금을 내기 어려워지면 6개월간 할부금을 대납해준다. 차량을 반납할 경우에는 6개월간 할부금에 해당하는 위로금을 고객에게 지급한다. 또 출고 후 1개월, 또는 1년 이내에 고객의 마음이 바뀌면 다른 신차로 바꿔준다. 1개월 이내 변심의 경우 반납 차량 가치를 100% 다 반영해주고, 1년 이내 변심해도 90%를 보장해 신차로 교환해준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중국 지방정부의 노후차 폐차 보조금을 고객이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고객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프로그램을 내놨다. 베이징시가 3월말 중국 지방정부에서 처음으로 내놓은 노후차 폐차보조금을 현대차가 먼저 고객에 선지급해주는 방식이다.

美 車업계 뒤흔든 '어슈어런스' 신화 재연할까

이 같은 프로그램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1월 현대차가 미국에 도입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어슈어런스(Assurance·확신) 프로그램'과 유사하다. 현대차는 당시 고객이 차량 구입 후 1년 안에 실직했을 경우, 잔여할부금 등으로 차를 되사주겠다고 나섰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 서민들의 마음을 정통으로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 현대차 매출은 2009년 거의 유일하게 늘었고, 2010년에도 24%에 달했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현대차는 고객이 차량 구매 후 1년 이내에 실직할 경우 차량을 되사주겠다는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내놓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차량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경우 무상으로 환불해주는 프로모션도 지난 2017년 현대차가 미국에서 도입한'쇼퍼 어슈어런스(구매자 확신)' 프로그램과 유사한 방식이다. 당시 현대차는 구매 후 ▲3일 내 300마일(483㎞) 미만 주행한 차량은 무조건 환불해주는 '3일 머니백' ▲딜러 홈페이지에 투명한 가격 공개 등을 내걸었다. 국내에서도 변심으로 인한 차종 교환, 사고 시 새차로 교환해주는 신차 교환 등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을 운영했었다.

현대차와 기아차 3월 판매는 2월에 비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지난 달 현대ㆍ기아차의 중국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베이징현대는 전년 동기 대비 22% 줄어든 3만5000대, 둥펑위에다기아는 38% 줄어든 1만350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월 판매량이 베이징현대는 79%, 둥펑위에다기아는 87% 줄어든 것에 비하면 양호한 회복세"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4월부터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대고객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중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만큼 앞으로 중국시장 판매 회복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