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여론조사 전문가 6명이 답했다] 미리 보는 비례대표 판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된 첫 선거
전문가 2명 "시민당 13~15석열린당 6~10석"
정의당 "3석 힘들다"vs "그래도 6석은 할 것"
민생당 득표율 3% 넘을까 관심
"안철수 분투하지만, 결과 기대 못 미칠 듯"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 더불어시민당 이종걸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열린민주당 정봉주 공동선대위원장(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과 범여 군소 정당이 작년 연말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했다. 4·15 총선은 새로운 선거법이 적용되는 첫 선거다. 개정된 선거법은 의석 총수를 현행처럼 '253석(지역구)+47석(비례대표)'으로 유지하면서 비례 의석 30석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연동률 50%)'를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나머지 17석은 종전처럼 정당 득표율에 따라 단순 배분한다.

어려운 공식 탓일까. 조선비즈가 5일 여론조사 전문가 6명(설문 3명·해설3명)에게 4월 총선 비례대표 선거 판세를 설문조사 한 결과, 전문가 6명 중 4명은 의석수 전망치를 내놓지 않았다. 다양한 변수가 혼재하기에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전망치를 내놓은 2명의 전문가는 미래한국당이 비례대표 후보자를 내놓는 정당 가운데 가장 많은 의석을 가져가겠지만,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의 의석수 보단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조사는 자유롭게 의견을 드러낼 수 있도록 익명을 전제로 진행됐다.

◇범여 26~29석, 범야 17~21석

이번 총선에서 민생당미래한국당더불어시민당열린민주당정의당국민의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A씨는 미래한국당 17석, 더불어시민당이 13석, 열린민주당이 6석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권 비례정당 의석수를 합하면 모두 19석이다. C씨는 미래한국당 15석, 열린민주당 10석이라고 했다. 범여(더불어시민당열린민주당민생당정의당)과 범야(미래한국당국민의당)으로 나눠도 의석 분포가 역전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 A씨는 범여 26석·범야 21석으로, C씨는 범여 29석·범야 17석으로 전망했다.

작년 선거법 개정의 최대 수혜자는 정의당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선거를 한달 앞두고 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비례전문 위성정당'이 창당하면서 혼전 양상을 띄기 시작했다. 범여권은 민주당 공식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친문(親文)·친(親)조국 성향 열린민주당 민주당 지지자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생당도 참전한다. 이 때문에 여권 지지자들의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정의당' 공식은 이번 선거에서 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망치를 내지 않은 전문가들도 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C씨는 정의당은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4석을 얻었는데, 올해 총선에선 이보다 적은 2석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연말 선거법 개정안 패스트트랙 사태 때만 해도 정의당은 가장 큰 수혜자로 꼽혔다. 당 내에서는 "비례의석으로 20석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올초 여권 비례정당이 출현한 데다 지지율마저 하락세다. 지난 3월 23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7%로 2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C씨는 "조국사태와 패스트트랙 사태를 겪으면서 정의당을 지지한 유권자들이 '정의당이 순수성을 잃어버렸다'고 느끼고 있다"며 "소탐대실했다"고 했다.

민생당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부터).

◇"통합당의 '조국 이슈화' 성공에 판세 달렸다"

다만 비례대표 선거는 '정당' 이름으로 치르는 선거다. 열흘의 선거기간 동안 판세가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이 극한 대립으로 치닫거나, 열린민주당의 강성 친문(親文)·친(親)조국 성향이 중도적 성향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열린민주당의 강성 발언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 지 물었다.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2번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비례대표 8번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은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에 관한 의혹을 제기하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정치권은 민주당의 의도와 다르게 선거 구도가 '조국 대(對) 윤석열'로 흘러갈 수 있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열린민주당의 '윤석열 때리기'가 여권 비례정당의 의석수에 영향을 줄 지에 대해선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3명이 '그렇다(의석수가 줄어든다)' 3명은 '아니다(아무 영향 없다)'라고 했다. E씨는 "통합당이 열린민주당 강성 발언에 따른 '조국 사태 재점화' 이슈를 선거 전에 제대로 이슈화시키지 못하면 별 의미 없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정의당의 의석은 반사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A씨는 "열린민주당이 친조국 노선을 강화해 실망한 중도 성향의 민주당 지지자들이 미래한국당이나 국민의 당이 아니라 정의당에 표를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열린민주당이 '여권 유권자의 표를 의미 있는 수준에서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도 엇갈렸다. C씨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열혈 지지자들은 열린민주당을 찍을 것이다"고 했고, A씨는 "열린민주당은 민주당 지지층 내 좌파 성향 유권자 표를 얻어야 하는데 정의당이라는 경쟁자가 있다"고 했다.

4⋅15총선 선거운동의 일환으로 400㎞ 국토 마라톤 종주 중인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얼마나 득표할지도 관심이 높다. 의석 전망치를 내놓은 전문가 2명은 국민의당이 2~4석을 가져갈 것으로 봤다. B씨는 "국민의당이 비례대표 공천에서 안 대표의 측근을 상위 순번을 대거 올린 것으로 안다"며 "이것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의석 전망치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국민의당이 예상 외로 선전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었다. E씨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지지율 3%도 의심스러웠는데, 최근 5%이상 간다"며 "현재 양강 구도에서 중도성향 정당이 국민의당 밖에 없어서 부동층(浮動層)이 쏠리면 예상외의 많은 의석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조사해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정당이 '없다'거나 '모른다'고 한 응답자 '무당(無黨)층 부동층'은 25%에 달했다. 안 대표는 지난달 대구⋅경북에서 우한코로나(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을 때 이 지역으로 내려가 의료봉사를 했다. 다만 전문가 6명 중 5명이 안 대표가 선거 운동의 일환으로 국토 종주를 하는 데 대해서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호남 기반 정당 민생당이 정당 득표율 3%를 넘겨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한국갤럽이 지난 3일 발표한 여론조사 중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을 물은 결과 민생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였다. 전문가 6명 중 2명은 민생당이 정당 득표율 3%를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A씨는 "호남 유권자들이 비례대표 선거에선 굳이 민주당 계열 비례정당을 찍을 이유는 없어 민생당에 표를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