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이 환매를 중단한 사모펀드 중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 1호)’에 대한 회계 실사 결과가 3일 나왔다. 라임자산운용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자산별 평가가격을 조정하고 예상 손익을 판매사에 알릴 예정이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오후 무역금융펀드 실사를 마무리하고 라임자산운용과 각 판매사 담당자들에게 실사 결과를 설명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앞서 플루토·테티스 펀드에 대한 실사와 마찬가지로 무역금융펀드에 대해서도 자산 종류별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분석해왔다. 무역금융펀드도 지난해 11월부터 실사에 착수했으나 자산이 대부분 외국 기업의 채권이어서 실사 기간이 길어졌다. 원래 지난달 말까지 실사를 마치려 했지만 우한 코로나(코로나19) 여파로 실무 조사가 지연됐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지난해 10월 환매 중단 간담회에서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고 있다. 왼쪽이 도주한 이종필 전 부사장.

무역금융펀드는 총 투자액 6000억원(5억달러) 중 개인 투자금은 2400억원이고, 나머지 3600억원은 신한금융투자의 대출액(TRS·총수익스와프)이다. 전체 투자금 중 절반가량은 사실상 손실이 확정됐고 추가 손실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무역금융 펀드는 5억달러를 해외 무역금융 펀드 5개에 투자했는데, 이 중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 펀드에서 문제가 생겼다. IIG 펀드는 손실을 숨기고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등록 취소와 펀드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받았다.

라임자산운용은 IIG 펀드 손실 가능성을 알고도 펀드를 싱가포르 소재 특수목적법인(SPC)에 처분하고 5억달러의 약속어음을 받았다. 이후 IIG 펀드가 청산 단계에 들어가 약속어음 가운데 1억달러의 원금이 삭감됐다.

이 펀드는 2억 달러 이상 원금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는 투자금 전액 손실을 보게 된다. 이미 삭감된 금액만 1억 달러에 달해 최소 50%의 투자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금융감독원도 실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 펀드가 투자한) 5개 해외 무역펀드의 투자손실이 2억달러 이상 발생할 경우 전액 손실이 가능하며 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무역금융펀드는 금융당국 검사 결과 불법행위가 상당 부분 확인돼 분쟁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금감원은 이달부터 다음 달까지 내·외부 법률자문 과정을 거쳐 피해구제 방안을 검토한다. 이르면 6월 말에서 7월 초까지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조정을 결정할 예정이다.

또 라임자산운용은 원래 지난달 말로 예정돼 있던 플루토·테티스 펀드에 대한 상환 계획 발표를 이달 10일로 미뤘다. 라임자산운용은 최근 펀드 판매사들에 안내문을 보내 "여러 사정으로 상환 계획 안내 일정이 늦춰지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