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윤석열, 文대통령·정부 존중 없어"
열린민주 김진애 "'親조국' 아니라 親검찰개혁"
與, 친여인사 강성발언 방조...진영 대결 이끌어
강성 지지층 결집·조국=검찰개혁 면죄부 포석 해석

윤석열 검찰총장

범여(汎與) 인사들이 3일 일제히 윤석열 검찰총장 때리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우한코로나(코로나19) 대응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총선 전에 조국 사태와 같은 예민한 이슈가 소환되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다. 그런데 범여 비례정당인 열린민주당을 비롯한 여권인사들이 조국 사태의 한 축인 윤 총장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코로나 사태로 정권 심판 여론이 수그러드는 분위기에 편승하는 동시에, 비례정당을 통해 선거 막판에 '조국=검찰개혁' 프레임으로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전략을 쓴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문재인 대통령이나 정부에 대한 존중심 이런 것이 없다"며 "구체적으로 방송에서 말할 수는 없지만 거의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그런 행동을 임명장 받는 날부터 보여온 분"이라고 했다. 또 "윤석열 사단 분위기는 본인들도 권력이면서 이상하게 자기들은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정치권력은 어디든 다 부패하기 마련이고 ‘대통령 주변에는 그렇게 해먹는 놈이 많다’, ‘뒤지면 안 나올 놈 없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다"라고도 했다.

그는 채널A기자가 현직 검사장과의 인연을 내세워 이철 전 신라젠 대주주를 협박해 자신의 비리를 취재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100% 그렇다고(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조국 사태에서 유 이사장이 했던 검찰 비판 발언) 그것 외에 뭐가 있겠느냐"라고 했다.

친여 인사들이 윤석열 때리기에 나선 것은 선거 막판을 정당 간 진영 대결로 몰아 비례정당 득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조국 대 윤석열)구도가 도움이 되는 정당은 미래통합당과 열린민주당"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MBC보도에 대해선 "(기자가) 자기 혼자 독단적으로 (취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면서 "열린민주당 차원에서 해명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민주당의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과 여권 지지층을 나눠야하는 열린민주당이 강성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검찰 관련 의혹을 기획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열린민주당의 '윤석열 때리기'를 방조한다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이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친여세력을 이용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박광온 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최근 "(윤 총장이) 최측근 검사장으로부터 관련내용을 보고받았는지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었다.

총선에서 검찰 개혁을 내걸고 승리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포함한 이른바 친 조국 인사들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기획이라는 시각도 있다. 범여권 관계자는 "총선 캠페인으로 윤 총장과 조 전 장관의 구도로 잡고 총선을 치러 승리한다면, 조 전 장관에 대한 정치적 면죄부로 포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에서 '열린민주당은 친(親)조국 세력 아니냐'는 지적에 "'친조국'은 인물 중심 표현"이라며 "친조국은 말하자면 친검찰개혁, 친언론개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