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간의 ‘석유전쟁’ 중재를 했다고 주장하자 국제 유가가 널뛰기하듯 오르는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석유생산량 감산 협상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미 경제매체 CNBC가 같은 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황태자에게 방금 말했고, (그는) 푸틴대통령과도 이야기를 나눴다"며 "내가 기대하고 희망하는게 있는데 그들이 약 1000만배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석유와 가스 산업을 위한 위대한 일이 될 것"이라고 썼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의 감산량이 최대 1500만배럴에 달할 수도 있지만 1000만배럴의 감산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세계적으로 석유산업이 황폐화됐다"며 "이는 사우디와 러시아 모두에 좋지 않은 일이라 양측이 합의를 볼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아직 유가전쟁이 끝났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1000만 배럴 감산부터 현실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에 미국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가 22% 급등해 배럴당 24.96달러에 거래되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한 때 30% 급증하기도 했다. 브렌트유는 같은 시각 20~24% 급등했다.

한편 사우디는 국제 유가 안정을 위해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에 긴급 회의를 요청했다.

사우디는 앞서 지난달 6일 열린 OPEC+ 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원유 수요 축소에 대비해 3월로 끝나는 감산 합의의 시한을 연장하는 안을 제시했으나 러시아의 반대로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사우디는 미국의 압박에도 4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970만 배럴에서 1230만 배럴로 늘리겠다고 선언했고 유가는 배럴당 20달러 대로 폭락했다.